(페어팩스=코리아위클리) 박영철(전 세계은행경제학자) = 지난 주 국제칼럼에서 지옥 같은 한국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개인 간 그리고 정부와 국민 간 상호 신뢰를 키워야 하며, 올 봄 대선에서 이런 신뢰를 다시 꽃 피울 민주 후보를 뽑자고 주창했다.

그런데 불행히도 최근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가 국가와 사회 공동체의 공적 및 사적 신뢰를 깡그리 망치는 가짜 뉴스 홍수에 시달리고 있다. 오죽하면 막말과 거짓을 밥 먹듯이 한다는 악평을 받는 트럼프 대통령마저 오랜만에 “가짜 뉴스는 국민(대중)의 적이다”고 값진 경고를 해 국민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이는 그만치 가짜 뉴스가 사회에 미치는 피해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인식한 정치권이 이의 급속한 전파를 차단하려는 의지를 반영한다고 해석해야 한다.

가짜 뉴스가 2016년 미 대선에서 시작된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독자가 많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가짜 뉴스는 인류 문명의 시작과 동시에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가장 오래된 가짜 뉴스로 곧잘 다음 두 가지 사례를 든다.

하나는 2500년 전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마시고 사형을 받은 이유가 바로 당시 아테네 시민들 간에 퍼진 “그가 신에 대한 불경죄와 젊은이를 타락시켰다”는 가짜 뉴스 때문이었다. 또 하나는 미친 황제 네로가 “기독교인이 로마를 불태웠다”는 가짜 뉴스를 조작하여 이들을 박해한 경우이다.

우선 가짜 뉴스의 정확한 뜻을 알아보자. 과거에는 가짜 뉴스와 같은 의미로 유언비어, 허위정보, 무차별 찌라시 등을 사용했다. 가짜 뉴스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가 분분하지만, 필자는 아래의 간결하고 깔끔한 정의를 좋아한다.

”가짜 뉴스는 개인이나 단체, 정당이 어떤 특정 목적(정치적, 상업적, 종교적 등)을 가지고 현실을 거짓으로 조작하여 대중적인 전파 매체를 통하여 국민을 속이는 뉴스이다.”

황용석 건국대 교수는 “가짜 뉴스’는 실제뉴스의 형식을 갖춘, 정교하게 공표된 일종의 사기물 또는 선전물, 허위 정보”이며,……따라서 가짜 뉴스는 오보나 왜곡된 뉴스와 다르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하면, 가짜 뉴스는 “사기성, 목적성, 전파성’ 3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가짜 뉴스는 뚜렷한 사기성이 있어야 한다. 사기성이 없는 오보는 가짜 뉴스가 아니다. 그리고 가짜 뉴스의 목적은 다양한데 그 중 반대 진영을 거짓 선전으로 헐뜯고 비난하며, 자신의 주장을 허위로 과대 포장하는 정치적 목적과 거짓 광고로 판매를 촉진하여 돈을 벌려는 상업적 목적이 가장 강력하고 그 파괴력이 무섭다.

가짜 뉴스의 전파는 어떻게 진행되나? 최근의 가짜 뉴스는 거의 전부가 IT 혁명으로 대중화된 사회연결망서비스(SNS)와 CNN, Fox News 등과 같은 케이블뉴스를 통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그 전파성의 범위와 속도가 과거보다 수십 배 넓고 빠르다. 대표적인 매체는 바로 페이스북과 구글, 특히 한국에서는 카카오톡과 네이버밴드 등이다.

따라서 가짜 뉴스를 통제하기가 무척 어렵고 사회 비용이 매우 높다. 전문가들은 “가짜뉴스는 일단 전파되고 나면,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데 많은 노력과 비용이 소모되는 등 큰 피해가 수반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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