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인상, 초금리 시대 막내리고 달러 독주 시대 경계해야

 

유사이래 가장 길었던 미국의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마지막 인상으로부터는 9년 6개월, '제로금리' 이후 만 7년이 지났다. 이것을 금리의 정상화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다. 

 

지나친 저금리의 시대에는 기관투자가들이 목표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고위험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킨다. 

 

마찬가지로 일반인들도 은행금리에는 만족하지 못하여 예금보다는 주식, 부동산, 금 등 위험자산에 손을 댄다.


다른 한편으로는 중앙은행의 채권매입으로 풀린 막대한 구매력이 마땅히 갈 곳이 없어 다시 금융자산 매입에 사용된다. 

 

이리하여 양적 완화의 두 갈래 조치, 금리 인하와 채권매입은 서로 합세하여 자산가격을 상승시켜 왔다. 

 

자산가격의 상승은 본질적으로 불안정성을 내포한다는 점 외에 부의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자산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그것은 그림의 떡이기 때문이다.


비정상의 골이 깊었던 만큼 비정상으로부터의 탈출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번의 조치는 첫 단추에 불과하다. 

 

균형금리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물가상승률 2%에 실질금리 1.5%를 얹어 주는 3.5% 정도라고 한다면 그곳까지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추가인상과 관련하여 옐런 의장이 말하는 '점진적(gradual)이며 상황변화에 기초한(event driven)'이라는 형용사는 어

떻게 해석해야 할까? 

 

바클레이 캐피털의 인플레이션 전략팀장 마이클 폰드는 미 연준이 현재 채택하고 있는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PCE-PI)의 특성 때문에 인플레이션 목표 2% 의 달성 시기는 좀더 늦어질 것이라고 꼬집어 말한다. 

 

인플레이션을 경기호전의 지표로 보기 때문에 이에 따라 금리 인상도 2016년 말에 1% ~ 1.25%, 2017년 말에 1.75% ~ 2%로 서서히 단행될 것으로 전망한다.


연준이 인용하는 PCE-PI 방식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금년 10월 현재 연 0.2% 상승에 그쳤다. 

그러나 연준의 결정이 있던 바로 전날인 12월 15일에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청은 금년 11월 현재 소비자물가지수가 연 0.5% 상승했고 근원 물가지수(core-inflation)는 연 2.0% 상승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노동부는 연준과 달리 소비자물가지수(CPI)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근원 물가지수는 에너지 가격의 변동을 배제한 지수다. 에너지 가격은 연 14.7% 인하되었는데 그 것이 아니었으면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미 2%에 도달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옐런 의장은 이 점을 알기에 앞으로의 물가 상승이 보다 가파르게 진행될 수도 있다는 여운을 남긴 것으로 짐작해 본

다.


금리 정상화와 맞물려 동등한 비중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연준의 자산 정상화다. 

 

양적 완화의 제 2단계 조치로 2008년부터 시중에서 사들인 채권의 잔액이 마지막으로 채권 매입했던 작년 12월에 4조3천억 달러에 달했었는데 일년이 지나도록 4조2000억달러가 연준의 장부에 그대로 남아 있다.


위기 이전의 연준의 평상시 자산이 약 7000억달러였던 것에 비하면 3조5000억달러가 늘어난 것이다. 

 

자산정상화의 방법은 사들였던 채권들을 시중에 되파는 것, 즉 통화환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옐런 의장은 금리인상의 충격이 가라앉을 때까지는 연준의 자산규모를 현수준에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금리인상과 통화환수를 동시에 진행할 자신은 없다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이상 언급한 두 가지 시나리오, 즉 금리 추가인상의 최소화 및 연준 자산규모의 유지가 지켜지는 한 

'돈 풍년'의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국제유가 및 상품가격의 유례없는 하락이 공교롭게도 금리인상과 시기적으로 겹쳐 있어 셰일 가스 등 에너지 관련 산업 및 기초 상품 관련 업종, 그리고 이들의 채무를 자산으로 보유했던 자산 운영사들의 피해는 불가피해 보인다. 

 

며칠 전 월 스트리트의 써드 애비뉴(Third Avenue)가 고객의 자금인출을 동결한 사건이 한 예인데 이 역시 시장 전체로 파급될 정도는 아니며 펀더멘탈 보다는 심리적 요인이 더 커 보인다.


끝으로, 달러 강세는 지속될까? 금리인상이라는 재료는 이미 환율시장에 반영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대개의 경우 선 반영이 있은 후에는 이익실현 매물로 인하여 가격이 오히려 하락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유럽과 일본이 돈 풀기를 계속하고 있고 중국도 위안화의 탈 달러를 선언했으므로 달러 독주는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

 

<유럽 19개국에 배포되는  주간신문  유로저널 단독 사설    www.eknews.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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