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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남동쪽으로 84km 거리에 위치한 프로방(Provins)은 중세의 모습이 잘 보전되어 유네스코에 등재된 마을이다. 

프로방으로 가는 길은 4월에는 노란 유채꽃과 초록의 밀밭이 환영해주다면, 지금은 빨간 개양비귀꽃과 황금 물결을 이루는 밀밭이 반겨준다. 푸른 하늘에 펼쳐진 뭉게구름은 땅과 닿을 듯이 낮게 드리우고 끝없이 펼쳐진 평야와 지평선을 만들며, 광활한 몽골의 초원처럼 가슴을 확 트이게 한다.  

 

 

국제 무역시장으로 성장한 프로방

 

프로방은 11세기 샹파뉴 지방에서 권력을 행사했던 샹파뉴 백작 가문의 영토에 속했던 곳이다. 갈로로만 시대에 수아송에서 트루아로 가는 길과 상스로 가는 길의 주요한 두 축과 연결된 곳으로 11세기에 들어서 이러한 지리적 이점은 모직물을 팔려는 플랑드르 상인들과 사려는 이탈리아 상인들이 만나는 국제 무역시장이 되었다. 마을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높은 지대에 세워진 성은 요새화가 필요해 높은 성벽이 세워졌다. 

방어벽으로 안전지대가 되자 도시는 더 발달하게 되었고, 유럽과 중동에서도 상인들이 몰려오면서 은행업의 중심지가 된다. 프로방 화폐로 쓰인 데니어는 유럽에서 널리 통용되던 통화중 하나가 될 정도로 프로방이 성장하게 된다. 

중세 박람회와 같은 큰 행사와 축제가 열렸고, 상업이 발달하니 문화도 성장하게 되면서 당대 예술가들의 흔적이 엿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경제적인 활기는 문학, 예술, 종교, 건축 등 다른 분야로까지 이어졌다. 도시구조도 특징적인 형태로 만들어지고, 독특한 건축물들이 들어서며 성벽 아래로도 거주지가 확장되었다. 이렇게 도시가 번성하게 된 배경에는 샹파뉴 백작들이 영지 내의 상인들을 보호해주고, 공정한 거래를 할 수 있게 도와주었기에 가능했다. 

프로방의 전성기는 1120~1320년까지 지속되다 종교전쟁, 계급투쟁, 전염병, 샹파뉴 가문의 몰락 등으로 플랑드르와 이탈리아로 옮겨가면서 쇠퇴기를 맞았다.  

프로방의 전성기 시절의 역사적 기록은 보존이 잘되어 일반적인 재래시장이 아닌 무역시장으로 건설된 과정들을 볼 수 있는 중요한 정보로 남아있다. 

중세 무역 도시를 특징짓는 도시 구조 보존과 주택, 무역 창고, 종교 건축물, 요새, 성탑 건축물들이 잘 보존되어 중세 주요 무역도시이자, 요새 도시로서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1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프로방의 볼거리

 

프로방의 중심지는 중세시대의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자리한 곳으로 옛 시장 광장이었다. 건물들은 12세기에서 13세기 지어진 것들로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살짝 기울어지고, 부드럽게 바람에 깎여진 나뭇결은 아름답다. 이 중 가장 오래된 건물은 12세기에 지어진 매종 호만이다. 

무역시장으로 활성화된 도시에서의 저장은 필수적이라서 상인들이 물건을 보관하기 위해 만든 거대한 지하 저장고가 남아있다. 

요새도시임을 보여주듯 남아있는 ‘세자르의 탑(Tour de César)’은 돌로 만들어진 탑으로 12세기에 3층탑으로 세워진 것에 17세기에 원뿔형 지붕이 얹어졌다. 탑은 방어의 목적이자, 샹파뉴 백작의 힘을 상징하기도 했다.   

프로방 박물관은 중세 시대 로마네스크로 지어진 건물을 수리하여 전시공간으로 사용 중이다. 선사시대부터 르네상스 시대 프로방 사람들의 생활모습과 문화, 오늘날까지 프로방의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다양한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또한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의 도기들을 다양하게 소장하고 있어 도자기 제조 기술과 장식 예술의 변화도를 엿볼 수 있다. 

프로방 프란체스코회 수도원은 13세기 프란체스코 수도사들에 의해 지어진 건물로 18세기에는 병원으로 사용되었다. 현재는 프랑스 국립 문화재 기구와 관광학교가 건물 일부를 사용하고 있다. 청빈을 추구하던 프란체스코 수도사들이 머물던 곳이어서 화려하지 않고, 단순함과 소박함이 조화롭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프로방의 성당으로는 생 키리아스 대성당(Collégiale Saint-Quiriace), 생트 크루아 교회(Église Sainte-Croix de Provins), 생 에울 성당(Église Saint-Ayoul) 등이 있다. 

생트 크루아 성당은 12세기에 세워졌다가 14세기에 화재로 크게 손실을 입었다가, 16,17세기에 르네상스 양식으로 재건되었다. 

생 에울 성당은 11세기에 처음 지어졌으며 이후 20세기까지 지속적으로 재건 및 보수공사가 이루어진 긴 역사의 성당으로, 교회 정면은 프랑스의 현대 유명 조각가 조르쥬 장클로의 작품으로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고, 내부는 햇살이 있을 때는 빛이 안으로 쏟아져 내리 듯 다른 세상에 있는 듯 신비롭다. 

프로방은 무역시장으로 유명했던 것과 더불어 십자군 전쟁에 참가했던 샹파뉴 백작이 패하고 돌아오는 길에 가져온 붉은 장미를 재배하여 ‘장미의 도시’로도 유명하다. 장미는 가죽냄새 제거와 향신료, 약재로 사용되며 프로방에 부를 가져다주는 역할을 했다. 지금은 마을 곳곳에 장미가 넝쿨을 지으며 피어있고, 장미를 원료로 한 향수, 목욕제품, 꿀, 장미모양을 한 찻잔부터 다양한 접시들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있다. 

프로방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행사는 6월 24일과 25일에 열릴 “중세 시대의 빛과 색이(Lumières et couleurs du Moyen Âge)‘란 주제의 중세 시장을 재연한 축제이다. 중세복장을 한 행렬, 콘서트, 성벽 공격, 기사 기마전, 매사냥, 불놀이, 조명 쇼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77160 Provins

[구글지도]

https://goo.gl/maps/EotJETj6c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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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파리)=한위클리】 조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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