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살아야 다른 생물들도 살아갈 수 있다. 우거진

숲 속에서 생명의 원천이 솟아 나온다. 나무들이

뿜어내는 피톤치드는 신이 내린 면역 증강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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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코리아포스트)  시드니를 여행하면서 주택지들을 살펴보았다. 주택 단지 안에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느낌이었다. 가정집이나 도로 주변의 꽃밭 조성도 빈약하다고 생각되었다. 

 

오클랜드만 하더라도 숲 속에 집들이 들어서 있는 풍경이고 도심 번잡한 거리에도 꽃밭이 조성되어 있다. 

 

시드니는 인구 밀집도가 더 높아 나무들이 자랄 공간이 부족할 뿐더러 기후가 건조해 나무가 무성하게 자랄 여건이 되지 않고 생활용수가 항상 부족해 꽃밭을 조성할 여유가 없다.

 

캐나다의 밴쿠버 아일랜드에 있는 부처트 가든(Buchart Garden)은 원래 석탄 채굴 철거 부지였다. 이를 세계적인 종합 정원으로 개발하여 연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 경제에 획기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이와 같이 쓰레기 매립지인 배리스 포인트를 개발하여 오클랜드에 더욱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오클랜드 경제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오클랜드 시장이 한인회를 방문했을 때 제안해본 일이 있다.

 

여기에 대한 시장의 답변은 부정적인 내용을 담았다. 오클랜드 주변에는 세계적인 자연 유산이 많고 이들 자연 유산을 활용하여 관광산업을 육성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특히 와이타케레 산맥(Waitakere Range) 일대는 유네스코(UNESCO, 국제연합 교육 과학 문화 기구)에서 자연 유산으로 지정할 만큼 훌륭한 자원으로 이들을 적극 활용하면 된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한 예에 불과하지만 뉴질랜드 사람들의 일반적인 정서는 인공적으로 시설물을 확충하여 어떤 효과를 거두는 것 보다는 자연 그대로를 더 중요시하고 있다. 자연 상태를 유지하면서 최소한의 개발을 통해 생활을 윤택하게 한다는 의지의 한 단면을 살필 수가 있었다.

 

 한국적인 개념으로 오클랜드를 둘러싸고 있는 해안가 전망 좋은 공유지를 개발하여 아파트나 위락 시설을 유치한다면 엄청난 개발 이익을 창출할 수 있고 관광산업 육성에도 기여할 것이다. 

 

그러나 뉴질랜드에서는 자연 훼손에 대한 엄격한 제한이 가해지고 있기에 어려운 일이다. 정부 차원에서 어떤 단지를 개발하려고 해도 민간단체들이 반대 조직을 형성해 거세게 반항하기 때문에 계획이 취소되거나 계속 지연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1995년도 이민 왔을 때 롱베이(Long Bay) 개발 계획이 수립되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지연되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로부터 20년이 지나 개발이 시작되는 것을 보았다.

 

자연만큼 아름답고 더욱 값진 것은 없다. 오늘날 대부분의 나라에서 무차별적인 개발로 자연은 황폐되고 삶의 질도 황폐화되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인공적인 구축물로 문명의 진보를 발휘할 게 아니라 자연의 동식물이 마음껏 자라날 수 있는 자연 생태계의 유지가 필수이다. 

 

그럼으로써 자연의 일부인 인간도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다. 단군 이래 최대의 토목 공사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한국의 4대강 사업은 최대의 예산 낭비, 최대의 환경 및 자연 생태계 파괴의 오점(汚點)을 남기고 있다.

 

우거진 숲 속에서 생명의 원천이 솟아나온다. 숲이 많은 산길을 산책하다보면 금방 기분이 상쾌해짐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숲 속의 식물들이 만들어 내는 피톤치드(Phytoncide) 효과에 의한 것이다. 

 

피톤치드는 심리적인 안정감 외에도 말초 혈관을 단련시키고 심폐 기능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항균작용, 냄새 제거 작용, 스트레스 해소 작용을 할 뿐만 아니라 기관지 천식과 폐결핵, 심장 강화에도 도움을 주고 피부를 소독하는 약리 작용도 하고 있다.

 

피톤치드는 식물을 의미하는 피토(Phyto), 죽인다는 뜻을 가진 치드(Cide)의 합성어이다. 숲 속에 들어가 보면 상쾌한 냄새가 숲 전체를 감싸고 있는데 이 방향물질은 식물이 주위의 병원균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발산하고 있는 일종의 자기방어 물질이다.

 

피톤치드는 소나무, 잣나무, 편백나무 등 침엽수 계통의 나무에서 더 많이 발생된다. 뉴질랜드에서는 주택가에서도 침엽수가 자라고 있는 것을볼 수 있다. 

 

주택가에 흔히 우뚝 솟아 있는 노포크(Norfolk) 트리는 자연 경관을 아름답게 해줄 뿐더러 피톤치드 효과를 뿜어내는 대표적인 나무이다. 

 

이런 침엽수림 속에서 우리는 그린 샤워(Green Shower)를 매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공기 냄새가 산에서 다르고 전원 지역에서 다르고 주택가에서는 더욱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하물며 번잡한 도심 공간에서는 어떻겠는가?

 

전에는 없었던 각종 질병들이 새롭게 발생하고 있다. 현대 의술로 치료할 수 없는 질병들이다. 

 

2002년 중국 광동 지방에서 발생해 동남아시아, 유럽, 북아메리카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어 전 세계를 공포로 떨게 했던 사스(SAS;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중증급성 호흡기 증후군)도 사실은 무차별한 삼림 남벌로 인한 것이었다고 알려지고 있다.

 

산림이 훼손 되면 지구 생태계가 멸망하고 인간도 멸망한다. 자연도 살고 인간도 살고 모두가 더불어 살아야 한다. 숲을 울창하게 가꾸어 신이 내린 면역 증강제 피톤치드를 아낌없이 마실 일이다.​

 

컬럼니스트  한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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