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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특파원] 광복 72돌 여름 일본 군함도에 서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 군함도로 알려진 하시마 현장 둘러 보긴 했으나 상륙 작전 실패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기사입력  2017/08/15 [18:19]
 
【Seoul(Korea)=Break News GW】
몽골 대학 캠퍼스 여름 방학을 이용해 고국 방문에 나선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본지 몽골 특파원 겸 KBS 몽골 주재 해외 통신원)가 일본 나가사키(Nagasaki) 군함도(軍艦島) 현장 취재를 위한 닷새 간의 일본 방문을 마치고 무사히 고국으로 귀환했다.
 
본 기자가, 후쿠오카를 거쳐, 일본 나가사키(Nagasaki)에 입성한 2017년 8월 9일 수요일은 나가사키에 미군의 원자폭탄이 투하된 지 제72돌이  되는 바로 그 날이었다. 2017년 제7호 태풍 노루(Noru)가 할퀴고 지나간 일본 열도는 그야말로 찌는 듯한 무더위로 헐떡이고 있었다. 
 
▲일본 현지 취재에 나선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본지 몽골 특파원 겸 KBS 몽골 주재 해외 통신원)가 일본 나가사키(Nagasaki) 역 청사를 배경으로 굳건히 섰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나가사키 역 근처 JR 호텔 나가사키에 투숙해, 젖은 짚단 태우듯, 이틀을 기다렸다.
 
드디어, 8월 11일 금요일 군함도 방문의 날이 오고야 말았다. 아침 일찍 나가사키 전차역에서 전차를 잡아타고 쓰키마치(築町) 전차역에서 내려 전차를 갈아탄 뒤 오우라카이간(大浦海岸)도리 전차역으로 신속하게 이동했다.
 
▲일본 나가사키 군함도 가는 길. 나가사키 역 앞에는 전차가 질주하고 있었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일본 나가사키 군함도 가는 길. 오우라카이간(大浦海岸)도리 전차역 전경.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군함도(軍艦島)의 공식 이름은 하시마(端島)이지만, 바다 쪽에서 바라 본 전경이, 일본 해군의 함정 "도사(土佐)"와 비슷해 보여, 군함도(軍艦島)로 불리고 있다.
 
▲일본 나가사키 군함도 가는 길.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오우라카이간(大浦海岸)도리 전차역에서 내려 나가사키 항 터미널로 걸어 들어간 뒤, 승선권을 제시하고 신분증를 목에 걸고 여객선에 올라탔다.
 
본 기자의 일본 나가사키(Nagasaki) 입성의 목적은, 첫째, '한민족의 2017년 8.15광복 72돌을 맞아 일본 나가사키(Nagasaki) 군함도(軍艦島) 현장을 둘러봄으로써, 군함도(軍艦島)에 남아 있는 강제징용에 동원된 한민족 조상들의 고통을 느껴 보는 동시에 강력한 독립정신을 되새기고자 함'이요, 둘째, 본 방문의 생생한 느낌을 몽골 현지 대학의 애(愛)제자들을 위한 역사 강의 시에 활용하는 것은 물론 역사 교육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자 함'이었다.
 
▲일본 나가사키 군함도 가는 길.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본지 몽골 특파원 겸 KBS 몽골 주재 해외 통신원)가 나가사키 항 터미널을 바라보고 굳건히 섰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하시마(端島=はしま)=군함도(軍艦島=군칸지마=ぐんかんじま)=>일본 행정구역상 나가사키 현 나가사키 시(구 다카시마 정)에 소속되어 있는 섬이다. 나가사키 반도 옆의, 관광지로 유명한 다카시마 밑에 조그마한 섬이 2군데 있는데 하나는 나카노시마(中ノ島) 이며 다른 하나는 바로 하시마(端島) 이다. 생긴 것 때문에 군함도(軍艦島=군함섬)라는 별명으로도 불렸다. 1960년대까지 다카시마와 함께 일본의 근대화를 떠받치며 광업도시로 번영을 누렸으나 폐광 이후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이 전부 떠나면서 지금은 무인도가 되었다. 크기가 400m×140m에 면적은 6헥타르가 채 안되는, 결코 크다고 할 수 없는 섬이지만 5,000명 이상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었고 전성기에는 헥타르 당 무려 835명이라는 세계 최대의 인구밀도를 기록하는 등 많은 조선인들이 강제 징용되었었다. 그러나 석유 때문에 석탄이 도태되면서 1970년대 이후 에너지 정책의 영향을 받아 1974년 1월 15일에 폐광되었다. 폐광 당시 2,000명으로 줄어있던 주민은 3개월 뒤인 4월 20일 모두 섬을 떠났다.

군함도(섬의 모양이 마치 군함을 연상시켜 군함도로 불림)로 알려진, 하시마(端島) 행 여객선은 정확히 오전 10시 30분에 나가사키 항을 출발했으며, 약 45분 뒤인 오전 11시 15분 쯤 군함도 전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일본 나가사키 군함도 전경.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아아, 드디어 군함도에 상륙하는구나! 내 반드시 이 섬에 상륙해 일제시대에 이곳으로 끌려온 조선인 강제징용자들의 명복을 빌어 주리!" 그런 다짐과 함께 군함도를 바라보면서 상륙을 기대하며 배 위에 서 있노라니, 배는 이상하게도 섬 주변을 3번 정도 빙빙 돌기만 하는 것이었다.
 
일본 나가사키 군함도 전경.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뭐가 잘못 돼 가는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아니라 다를까, 일본인 선장의 목소리로 일본어 안내방송이 흘러 나왔다. 방송의 요지는 "군함도 상륙 판단은 선장이 결정하는데 현상황에서는 파도가 높이 이는 통에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부득이 상륙을 포기한다"는 내용이었다.
 
일본 나가사키 군함도 전경.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본 기자의 판단으로는 충분히 상륙 가능한 상황이었기에, 본 기자는 그야말로 맥이 탁 풀렸다. 본 기자는 당장 선장실로 달려가 선장 멱살이라도 움켜 쥐고 흔들어대면서 강력하게 항의하고 싶었다.
 
일본 나가사키 군함도 전경.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아니, 솔직한 심정으로는 사진기를 방수용 가방에 넣고 바다로 뛰어들어 헤엄쳐서 당장 군함도에 상륙하고 싶었다. 충분히 바람이 그렇게 세게 불지도 않았고 파도도 그렇게 높지 않고 잔잔한 편이었기 때문이다. 사진을 보시라! 어느 상식으로 파도가 그리 높아 보이는가?
 
일본 나가사키 군함도 전경.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일본 나가사키 군함도 전경.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그런 상황에서, 돌연 본 기자를 태운 배는 군함도를 벗어나 나가사키 항으로 회항하기 시작했다. 내가 이런 허무한 방문을 위해 대한해협을 건너 힘들게 일본에 왔던가? 참으로 기가 막혔다.
 
허무하게 군함도 방문을 마친 본 기자는 결코 얼굴을 펼 수가 없었다. 일본에게는 근대화의 상징이었지만 강제 징용된 한국인에게는 일본 지옥도 또는 감옥섬이었던 까닭이다. "아이고, 이 사람아! 왔으면 올라와서 우리를 구출해내야지, 그냥 가면 어떡해!" 강제로 끌려왔던 조선인 징용자들의 혼이 마치 본 기자를 애타게 부르는 것 같았다. 가슴이 아려오기 시작했다.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이런 데에다가 조선인들 가둬 놓고 조져댔다는 거지?" 현장은 그야말로 망망대해! 대한민국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 Underwater Demolition Team / SEa, Air, Land) 요원이라 해도 빠져나오기가 힘들었을 터였다.
 
일본 나가사키 군함도를 몇 미터 앞에다 두고 상륙에 실패한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 교수(본지 몽골 특파원 겸 KBS 몽골 주재 해외 통신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더군다나 독도 문제, 성노예 문제, 역사 왜곡 문제로 한일 관계가 꼬일 대로 꼬인 현 상황임에야. 상황이 이런 포물선을 그리는 시점이고 보면, 군함도 현장에서 무슨 넉넉함으로 어찌 얼굴을 화사하게 펼 수가 있었겠는가? 본 기자의 군함도 방문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야말로 허무한 군함도 방문이었다. 하지만 군함도 현장을 두 눈으로 생생하게 바라다 본 건 그나마 다행이었다.
 
여객선이 군함도 주위를 빙빙 돌고 있을 때 본 기자 옆에 선 한 일본 중년 여자가 연달아 사진기 셔터를 징그럽게 눌러 댔다.아마 족히 100장은 찍어 대는 듯 했다.
 
본 기자가 일본어로 물었다. "어디에서 오셨나요?  저는 한국에서 왔습니다. 사진을 많이 찍으시는데 혹시, 기자이십니까?""저는 고베에서 왔습니다. 군함도가 역사적 장소이기 때문에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서입니다!"
 
나는 다시 발언을 이었다. "이 군함도 석탄 때문에 일본의 산업화가 이뤄졌으니 좋으시겠습니다! 축하합니다!" 다소 치기어린 발언이었는데, 이 일본 중년 여자의 짧은 대답이 걸작이었다. "저기요, 이 군함도는 공(功)이 1/3이면 과(過)가 2/3입니다."라고 답변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일본 국민들 중에도 판단력과 양심이 살아 있는 인간이 있구나!" 느꼈다.
 
앞에 쓴 독도 문제, 성노예 문제, 역사 왜곡 문제로 한일 관계가 꼬일 대로 꼬인 현 상황임에도, "그래도 일본에도 듣는 귀, 판단력은 있구나!" 하는 인간에 대한 신뢰가 고개를 드는 순간이었다. 

☞하시마(군칸지마) 약사
▲1810년=>나무가 없는 돌섬 하시마에서 석탄 최초 발견.
▲1870년=>고야마 히데라는 일본인이 하시마 탄광 뚫기에 착수. 그 뒤 사가번(藩) 후카호리 지역 영주인 나베시마 마고로쿠로가 경영 개시.
▲1887년=>제1수갱 굴착 완료(지하 44m).
▲1890년=>미쓰비시가 10만엔을 지불하고 나베시마 마고로쿠로로부터 경영권 인수.
▲1895년=>제2수갱 굴착 완료(지하 168m).
▲1896년=>제3수갱 굴착 완료(161m).
▲1916년=>일본 최초의 철근 고층 아파트 건립 완공.
▲1925년=>제4수갱 굴착 완료(지하 370m).
▲1934년=>하시마초등학교 건립 완공.
▲1941년=>연산 채탄 최고 기록 달성(41만 1,100톤).
▲1945년=>석탄운반선 하쿠주마루 어뢰에 맞아 침몰.
▲1955년=>다카하마무라 하시마 & 다카시마 마치 합병=다카시마 마치 하시마 탄생.
▲1965년=>미쓰세 신 갱도에서 채탄 개시.
▲1974년=>폐광(01. 15). 이후 무인도가 됨(0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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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자면, 2015년 7월, 일본은 하시마, 일명 군함도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기어이 등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근대화 유적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는데 그 과정에서 강제징용 사실은 숨기려 했으나 한국 등 주변국의 반발에 못이기는 척 그 사실을 한 줄 기재했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그 사실은 숨기고 있는 판국이라 한다. 참으로 비열한 섬나라 정부이다.
 
벼르고 별렀던 본 기자의 군함도 방문은 그렇게 짧고 허무하게 끝이 났다. 마치 권투 경기 열심히 준비했다가 1라운드 시작하자마자 훅 한 방으로 KO로 무너져버린 비통한 심정이었다. 그야말로 치욕이었다. 본 기자의 나가사키 시내 탐방 기사는 별도로 싣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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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d by Alex E. KANG, who is a Korean Correspondent to Mongolia certified by the MFA(Ministry of Foreign Affairs of Mongolia, led by Minister Ts. Munkh-Orgil).     © Alex E. KANG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alex1210@epost.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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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ius, Altius, Fortius (Faster, Higher, Stronger)
<편집자주> 국제 회의 동시 통역사인 알렉스 강 기자는 한-몽골 수교 초창기에 몽골에 입국했으며, 현재 몽골인문대학교(UHM) 한국학과 교수로서 몽골 현지 대학 강단에서 한-몽골 관계 증진의 주역이 될 몽골 꿈나무들을 길러내는 한편, KBS 라디오 몽골 주재 해외 통신원으로서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지구촌에 몽골 현지 소식을 전하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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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2017/08/15 [18:19] 최종편집: ⓒ 2018brea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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