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생활이야기]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송석춘 = 경천의 뜻은 '하느님을 받듦' 혹은 '하늘의 뜻을 섬긴다' 그리고 '하늘의 뜻에 순종한다' 라고 한다.

'경천' 하면 우선 안중근 의사가 떠오른다.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만주에서 권총으로 쏘아 죽이고 감옥에 갇혀 있을 때 일본군 육군 특무상사가 군복을 벗고 안중근 의사를 자기 손으로 처단하려고 만주까지 찾아 갔다. 그러나 그는 안 의사의 애국심에 감동하여 결국 옥바라지까지 했다고 한다.

안중근 의사는 보답으로 ‘경천’이란 유묵 한 점을 그에게 남겨 주었다. 그 유묵이 일본의 한 고 미술상에서부터 돌고 돌아 산중 스님 손으로 들어갔다. 이후 어느 성당에 매도되고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기증되면서 지금 이 유묵은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 박물관에 걸렸다고 한다.

나는 이민생활을 하면서 경천을 '하늘의 뜻에 순종한다' 라는 뜻으로 믿고 살았다. 그래서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것을 믿었고, 이를 마음속에 간직하고 살았다.

요즈음 미국 텔레비전을 보면 미국이 언젠가는 꼭 망할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며칠 전 텔레비전에서 미국 성인 남성 3명 중 1명이 범죄자라고 하는 것을 들었다. 그러나 한 범죄 분석가는 범죄자 비율이 그렇게 높은 것은 아니라고 분석해서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은 340여호로 형성된 마을이다. 이곳에서 36년을 살면서 딱 한번 존속 살인 사건이 있었다. 또 경찰차 사이렌 소리도 두어 번 들어 보았을 뿐이다.

미국은 여전히 하늘의 뜻에 순종하는 마음으로 살면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나라라고 믿는다. 아무리 무지랭이 노동자 이민자라 할지라도 주어진 일을 하늘의 뜻으로 생각하고 분수에 맞게 살면서 열심히 일하면 그만한 열매를 맺는다.

이민생활을 하면서 꼭 보아야 할 텔레비전 채널 중 하나는 미국 역사 채널이다. 나는 이 채널에서 미국이 광대한 땅에서 농업, 공업, 광업 그리고 수산업 분야 등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거대한 물량을 생산해 내는 것을 보았다. 또 첨단 기계화로 생산품을 오래 저장할 수 있는 상품으로 가공하여 세계에 수출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요즈음 미국 곡창지대는 한 낮의 땡볕아래서 오곡이 무르익어 가고 있다. 오늘도 이들 지역은 최고 기온이 화씨 94도까지 올라간다고 일기 예보는 말한다.

가도 가도 끝없는 옥수수 밭에서 옥수수가 마지막 햇살을 받으며 익어가고 있는 모습을 내 나이 22살 때 똑똑히 보았다. 미국은 축복 받은 땅이 분명하다.

미국의 광활한 땅에서 익어가는 오곡처럼 우리 이민자들도 ‘경천’의 삶을 살면서 언젠가는 풍성한 열매를 맺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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