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정치적 입장이 연예활동에 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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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mp)

 

홍콩 시위가 격화되면서 중국에서 활동하는 연예인, 명품 브랜드, 영화산업에까지 불똥이 튀어 곤혹을 치루고 있다. 홍콩 시위대 중 중국 국기가 바다에 버려지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중국 SNS인 웨이보에서 국가 상징인 오성홍기가 ‘공격’ 당했다면 큰 논란이 되었다. 일부 연예인들과 모델들은 ‘오성홍기 수호자’로 나서기도 했다.

 

작년 돌체 앤 가바나가 중국 모델이 젓가락으로 스파게티와 피자를 힘들게 먹는 광고로 중국을 모욕했다는 비난에 휩싸여 보이콧을 당하는 등 곤욕을 치렀다. 얼마 전 이탈리아 브랜드 베르사체의 티셔츠에 홍콩과 마카오가 중국과 별도의 국가로 표기된 사진이 중국 온라인에 퍼지면서 뭇매를 맞았다. 코치, 지방시 등 유명 명품 브랜드들도 유사한 이유로 중국 네티즌에게 거센 비난을 받으면서 해당 브랜드 모델들인 슈퍼모델 류원, 배우 양미, 엑소 중국인 멤버 레이 등이 잇달아 계약 파기를 선언했다. 지난 3일(화), 5개 브랜드가 중국 SNS에서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며 공식 사과문을 올리면서 중국 민족주의의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홍콩 반정부 시위가 중국과 홍콩 양안에서 큰 화제가 되면서 중화권 연예인들이 한쪽 편에 서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중국계 연예인과 달리 홍콩과 대만 출신의 연예인의 경우, 중국에서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있는 한편 두꺼운 고향 팬층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대처가 어려워 곤혹을 치루고 있다.

 

중국 정부는 대만 독립과 홍콩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연예인들에 대하여 압박을 가하고 있다. 2017년부터 대만, 홍콩, 일본, 한국 등 최소 55명의 연예인들이 중국 당국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대만 출신 여배우 서기, 홍콩 배우 앤서니 웡, 채프먼 토, 팝스타 데니스 호 등이 포함되었으며 모두 중국에서 활동이 금지되었다. 데니스 호는 지난 7월 유엔 인권이사회에 참석해 “홍콩 반환 이후 홍콩의 자치권이 침식되고 있으며 진정한 참정권은 존재하지 않는다. 홍콩의 행정장관은 중국 정부에 의해 임명되고 통제된다. 중국이 홍콩의 민주주의를 가로막고 있다”며 중국을 회원국에서 퇴출하고 홍콩을 보호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친중 노선을 선택한 홍콩과 대만계 연예인들도 있다. 유명 배우 재키 챈은 지난 8월 CC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인임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홍콩 태생 잭슨, 홍콩에 거주 중인 엔젤라 베이비, 대만 배우 오우양나나 등이 ‘오성홍기 수호자’를 자청했다.

 

중도적 입장을 고수하려다 양측으로부터 뭇매를 맞은 연예인도 있다. 유명 홍콩 배우 여시만이 지난 6월 인스타그램의 홍콩 시위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다가 중국 본토인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후 ‘내 조국을 사랑하고 고향인 홍콩을 사랑한다’라는 글과 함께 친중적 글을 올리며 사과문을 올렸다가결국 홍콩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기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연예인들이 정부의 강요에 의해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은 낮다며 대부분 자기보존 또는 자신의 정치적 신념에 따라 정치적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부로부터 직접적 압박을 받았기보다는 중국 네티즌의 화살을 피하고 싶어서 친중적 입장을 표명하거나 단순히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명확하기 표명하고 싶어 중국 또는 홍콩을 지지하는 입장 발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대 SOAS 중국학 연구소는 “연예인들이 중국을 지지하거나 애국심을 보이지 않았을 때 치러야할 대가를 잘 알고 있다”며 고 말했다.

 

중국 정치 문제가 할리우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인 코카스 버지나아 대학 교수는 “중국은 큰 영화시장이기 때문에 배우를 캐스팅할 때 정치적 문제를 함께 고려하여 캐스팅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배우 류이페이가 홍콩 시위대 진압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그가 출연한 디즈니 영화 뮬란 보이콧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대만계 영화제작자는 “중국 네티즌들의 여론은 항상 스타들을 절벽 위 벼랑 끝으로 몰아세울 정도로 매섭다. 인터넷 상의 분노가 무고한 사람들까지 휩쓸리게 한다. 이것이 바로 중국 혼란의 근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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