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한국영화 거장 5인’ 특별전

부에노스아이레스 한국영화제 개막

 

Newsroh=노창현특파원 newsroh@gmail.com

 

 

전시_현대 한국영화 거장 5인전 포스터.jpg

 

 

아르헨티나에서 ‘2017 제4회 부에노스아이레스 한국영화제(9.7-9.13)’ 개막을 기념해, <현대 한국영화 거장 5인> 특별전이 열렸다. 이주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원장 장진상)이 한국영상자료원(원장 류재림)과 공동으로 주최한 가운데 23일 전시 개막식과 특별 강연이 진행했다.

 

<현대 한국영화 거장 5인> 강연은 BAFICI 전직 프로그래머 겸 일간지 등 다수 유력매체에서 영화 평론가로 활동 중인 디에고 브로데르슨이 맡았다. ‘한국영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식견을 자랑하는 그의 글은 ’클라린(Clarin)’, ‘파히나 도세(Pagina 12)’, 영화전문매체 ‘오트로스 시네스(Otros Cines)’ 등에 활발히 실리고 있다.

 

 

연사_아르헨 영화평론가 디에고 브로데르슨.jpg

 

 

한국영화산업에 대해 그가 내린 결론은 한국이 미국, 인도와 함께 손에 꼽히는 ‘영화선진국’이라는 것이다. 최근 3년간 자국영화 관객점유율이 50% 이상을 유지하고, 2016년 자국 영화제작편수가 300편을 초과하는 등 매해 예외적인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라틴 영화시장 내에서는 ‘제작 강국’으로 분류되지만, 지난해 제작된 영화는 약 180편이며, 자국영화 관객점유율도 약 14%로 비교적 낮다.

 

그는 “한국의 영화 산업은 건강한 구조를 갖고 있다. 액션, 공포,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제작되고 있다. 더 흥미로운 것은 기조적인 스펙트럼도 드넓고 촘촘하다는 점이다. 정말 상업적인 영화도 있지만, 지독할 정도로 작가주의적인 영화도 존재한다. 또 그 중간에서 상업과 작가주의를 넘나드는 작품들도 많다”고 강조했다.

 

 

전시_현대 한국영화 거장 5인전 개막사를 전하는 장진상 문화원장.jpg

 

 

이어 열린 <현대 한국영화 거장 5인 展> 개막식에서 장진상 문화원장은 개막 인사를 통해 “9월 7일 씨네마크 팔레르모 극장에서 개최되는 ‘제4회 부에노스아이레스 한국영화제’의 개막을 기념해, 전시와 강연, 상영회, 공모전 등 아주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 영화제에서 박찬욱, 홍상수 감독의 최신작도 만나볼 수 있다면서, “타국의 문화와 역사를 가장 개인적이면서도 섬세하게 경험할 수 있는 매체가 바로 영화라고 생각한다. 한국 영화와 더욱 깊게 교감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세계적인 감독 5인 김기덕, 박찬욱, 봉준호, 이창동, 홍상수의 주요 작품 포스터와 스틸 컷을 통해 이들의 영화적 발자취를 회고하는 이번 전시는 9월 29일까지 계속된다. 전시와 연계해 무료 상영회도 개최된다. 5인 감독들의 주요 작품 <복수는 나의 것>, <활>, <박하사탕>, <올드보이>, <강원도의 힘>, <괴물> 총 6편이 8월 25일(금)부터 9월 1일(금)까지 매일 평일 오후 5시에 상영된다.

 

 

영화제_제4회 부에노스 아이레스 한국영화제 포스터.jpg

 

 

또한 한국문화원은 아르헨티나 관객들과 보다 적극적인 상호 문화 교류를 목적으로 한국영화 리뷰공모전 <오! 나의 한국 영화>를 지난 7월부터 진행하고 있고, 8월 31일(목)에 접수를 마감한다. 아르헨티나영화감독협회(DAC)가 심사를 맡으며, 수상작 시상은 9월 7일 오후 7시30분에 개최되는 한국영화제 개막식에서 거행한다.

 

부에노스아이레스 한국영화제는 한국영화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2014년 첫 개최된 이래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민들과 한국영화애호가들에게 사랑받는 대표적인 영화축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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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_강연에 집중하는 아르헨 관객들 (2).jpg

 

 

<꼬리뉴스>

 

한국에는 봉준호 감독. 아르헨티나에는? 산티아고 미트레(Santiago Mitre) 감독!

 

현지 유명 영화평론가 디에고 브로데르슨(Diego Brodersen)은 심각한 사건이 전개되는 와중에도 예외적인 코미디가 곳곳에 살아 숨쉬고, ‘장르 영화’의 전형성을 탈피하는 작가주의가 작품을 관통한다는 데에서 봉 감독과 산티아고 감독의 공통분모를 찾아냈다. 또한 이러한 견지에서 한국 관객들에게 산티아고 감독의 영화 <La Cordillera(2017)>의 관람을 추천한다고도 했다.

 

흥미로운 공식도 도출(導出)되었다. 이른바 ‘송강호·리카르도 다린(Ricardo Darin)의 법칙’ 한국과 아르헨티나 스크린을 지배하는 흥행 공식이라는 데에 아르헨티나 시민 80인이 입을 모았다. ‘연기 장인’ 겸 ‘다작 배우’라는 묵직한 두 개의 타이틀이 동시에 따라 붙는 두 배우는 지구 대척점을 초월한 스크린이라는 공간 위를 나란히 딛고 있었다.

 

20세기 초반 국내에서 주목 받기 시작한 감독들은 빠른 속도로 국제 유수 영화제에서 각광을 받으며 ‘세계적인 거장’으로서의 명성을 굳혀왔다.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김기덕, 박찬욱, 봉준호, 이창동, 홍상수 5인 감독은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독립영화제(이하 BAFICI)’, ‘마르 델 플라타 국제영화제’를 비롯해 한국문화원이 주최하는 ‘부에노스아이레스 한국영화제’ 및 정기영화상영회와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아르헨티나 관객과 만나며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전시_현대 한국영화 거장 5인전 개막식에 참석한 현지 관객 (3).jpg

 

 

‘현대 한국영화 거장 5인’ 강연 내용

 

아르헨티나와 인연이 가장 오래된 한국 감독은 이창동 감독이다. 2001년,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이 남미의 대표적인 국제영화제 ‘BAFICI’를 통해 소개되었는데, 그 해에 한국 영화만 15편이 개봉되었다고 한다. 현지 영화계에 ‘한국’이라는 굵직한 존재감을 남긴 해였다. 연사는 덧붙여 이창동 감독은 한국 문화계를 대표하는 지성인이며, 직설적인 카메라 대화법을 구사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아르헨티나 대중들에게도 잘 알려진 봉준호 감독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넷플릭스(Netflix)를 통해 전 세계에 동시 개봉되며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킨 <옥자>와 관련해 연사와 아르헨티나 청중들 간 다양한 견해가 오갔다. 디에고 브로데르슨은 “새로운 플랫폼에는 전통적인 게임의 룰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상업적 흥행, 관람등급 등 여러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한 ‘타협’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결과적으로 영화의 다양성이 보장될 수 있다고 본다”며 긍정적인 의견을 전했다. 한편 청중들은 봉 감독만이 갖고 있는 ‘기묘함(Rareza)’이, 그의 영화와 할리우드의 장르 영화를 차별화하는 키워드라는데 의견을 일치했다.

 

박찬욱 감독에 대해서는 미학적인 측면에서 가장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연사는 박 감독의 복수 3부작 중 <복수는 나의 것>을 최고의 작품으로 꼽았는데, 가장 ‘날 것의 현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아르헨티나 영화제가 애정 하는 홍상수 감독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2013년 BAFICI에서는 홍상수 감독에 헌정(獻呈)하는 회고전을 개최한 바 있으며, 올해에도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밤의 해변에서 혼자> 두 편을 상영하기도 했다. 디에고 브로데르슨은 홍 감독과 프랑스의 에릭 로메르(Éric Rohmer), 일본의 오즈 야스지로(Ozu Yasujirō) 감독의 작품 세계를 비교하는 한편, 인위적인 조율의 힘을 거부한 ‘일상’의 가치를 전하는 한국 감독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기덕 감독을 가장 좋아한다고 밝힌 철학과 졸업생 알란 크레멘추스키(오).jpg

 

 

이 날 강연에 참석한 많은 청중들이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뽑았다. 철학과 졸업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강연 참가자 알란 크레멘추스키(Alan Kremenchutzky)는 “사회적인 경계에 있는 주제, 다소 ‘변태적(perverse)’이라고 볼 수 있는 소재를 공적인 영역으로 끌어내는 김기덕 감독의 신념과, 이야기 전개법이 좋아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국립대학교(UBA)에서 영상디자인을 전공한다는 영화학도 루카스 미라노(Lucas Mirano)는 왜 김기덕 감독을 가장 좋아하냐는 물음에 한참을 고심한 끝에 “한국적인 정신이 깃들어 있는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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