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미씨 美신문 기고비판

 

뉴스로=민병옥기자 newsroh@gmail.com

 

“소녀상 철회로 애틀랜타는 일본의 압력에 무릎꿇었다.”

 

최근 애틀랜타 국립시민인권센터(이하 민권센터)에 건립키로 한 소녀상이 전격 취소되면서 미 언론에 이를 비판하는 기고문이 게재돼 눈길을 끌고 있다.

 

애틀랜타 매거진은 지난 8일 “민권센터의 소녀상 건립 철회(撤回)로 애틀랜타는 현대사 최악의 인신매매 사건을 부정하려는 일본정부의 압력에 무릎꿇은 첫 번째 미국 대도시가 됐다”는 김순미 씨의 기고문을 실었다.

 

평화의 소녀상은 6개월의 협의 끝에 애틀랜타의 민권센터 경내에 건립하기로 지난 달 9일 공식 발표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일본 정부가 일본 기업 철수 운운하며 압력이 들어오자 데릭 케욘고 민권센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일 “영구적인 조형물 설치는 원본 설계나 새 전략 계획과 맞지 않는다”는 이해못할 이유로 취소한다고 밝혀 충격을 주었다.

 

애틀랜타평화의소녀상 건립준비위원으로 활동한 김순미씨는 ‘위안부’ 기념물의 거부는 우리 모두에게 위안을 주지 않는다’는 제목의 기고글에서 잔혹한 위안부 역사를 소개하고 왜 이것을 기리는 중요한 것인지 설득력있는 논지를 제시했다. 다음은 기고문의 주요 내용.

 

 

soonmeekim_courtesy애틀랜타 소녀상 건립위원 김순미.jpg

김순미 소녀상건립추진위원

 

 

내 부모님은 김용혁, 김석자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어렸을 때 스즈키 기요시와 오이즈미 키미코라는 이름이 강요됐다. 학교에서 매일 일본왕을 경배(敬拜)하고 일본어만 사용해야 했다. 스스로 일본인이라고 말해야 했다. 부모님은 일제시대 돈을 벌수 있다는 말에 속아서 성노예가 되버린 가난한 아이들과 거리에서 납치당해 일본이나 중국으로 실려간 아이들의 이야기를 해주셨다. 어떤 부모들은 11살짜리 딸의 징집을 피하기 위해 서둘러 결혼을 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일본인에 대한 적대감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엄마는 어린시절 일본인 선생님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다. 최근에 엄마에게 일본이 밉지 않냐고 물었더니 “너무 바빠서 미워할 시간이 없다”고 말해 함께 웃었다.

 

나는 20세기 가장 광범위한 인신매매 사건중 하나인 ‘위안부’ 문제에 대해 미국인들이 얼마나 무지한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기꺼이 건립준비위원회에 합류했다. 문서로도 명백한 대규모 잔혹행위를 누구든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치 않았다. 민권센터는 지난해 9월부터 협의해 이미 기림비 건립에 대한 열렬한 지지와 약속이 담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러나 민권센터는 일본정부가 거센 반대로비를 벌이자 건립 발표 한달도 안돼 취소했다. 애틀랜타는 이로써 현대사에서 가장 참혹하고 명백한 인신매매와 성노예 사건을 부정하려는 일본 정부의 압력에 굴복한 첫번째 미국 대도시가 되버렸다.

 

세계의 인권단체들과 유엔 기구, 보고관들은 위안부피해자들의 역사와 인권의 근본적인 침해(侵害) 사실을 모두 확인한 바 있다. 우리는 비난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불행한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기 위해 소녀상을 세우려는 것이다.

 

나는 정말 민권센터를 사랑한다. 특히 런치카운터 시위체험관과 프리덤 라이더스 버스, 마틴 루터 킹 주니어 기념관은 감동적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나를 끌어들이는 곳은 ‘순교자들의 방(martyrs’ room)이다. 1963년 버밍햄교회에서 폭탄테러사건으로 희생된 애디 메이 콜린스와 신시아 웨슬리 등 11살에서 14살의 어린 소녀들을 추모하고 있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이 사건을 인류애를 훼손한 가장 잔혹하고 비극적인 범죄의 하나라고 말했다. 특히 나는 민권센터가 지금 이순간 벌어지는 인권유린에 초점을 맞추고 침묵하지 말고 싸울 것을 격려하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

 

증오범죄와 홀로코스트, 일본제국주의군대의 희생자들이든 모든 잔혹행위를 우리는 인식해야 한다. 그들의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알려져야 한다. 위안부 역사와 같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면 성폭력을 포함한 전쟁범죄를 끝내려는 우리의 노력은 약화될 것이다.

 

위안부 기념물은 단순히 한국과 일본간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문제이다. 나는 민권센터가 애초의 건립약속은 물론, “세계 모든 곳에서 용기를 갖고 싸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방문자들에게 모든 사람들의 인권 보호에 대해 더욱 깊이 이해하도록 한다”는 고유의 사명(使命)을 존중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 글로벌웹진 뉴스로 www.newsroh.com

 

 

<꼬리뉴스>

 

Commentary: Rejection of “Comfort Women” memorial should make us all uncomfortable (Atlanta Magazine)

 

http://www.atlantamagazine.com/news-culture-articles/commentary-rejection-comfort-women-memorial-make-us-uncomfor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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