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 명 대피 속, "6급이 오고 있다" 가짜 뉴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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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리케인 어마의 진행상황을 알리고 있는 <채널6>(ABC뉴스)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1992년 앤드류 이후 최강이라는 허리케인 어마가 10일 오전 7시(현지 시간) 크고 작은 작섬들로 대륙과 연결된 플로리다 최 남단 키웨스트 군도에 상륙했다. 헤밍웨이 하우스와 크루즈로 유명한 이 지역은 허리케인을 가장 빈번하게 맞는 곳이다. 북쪽으로 3시간 거리인 마이애미에는 정오께 당도할 예정이다.

쿠바 해협을 지나며 한때 3등급으로 약해진 어마는 다시 4등급으로 격상한 채 키웨스트와 마이애미, 그리고 서남단 해변 도시 네이플스와 포트마이어스를 거쳐 11일 오전 2시께 3등급으로 중서부의 대도시 세인트 피터스버그와 탬파를 직통으로 칠 예정이다. 허리케인은 최하 1등급(풍속 75마일 이상)에서 최대 5등급(풍속 155마일 이상)으로 구분된다.

옆쪽으로 1 시간 반 거리인 올랜도 역시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않아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다행히 허리케인의 눈을 피한 미 항공우주국(NASA)의 도시 케이프 케너버럴과 코코아 등 동부 해안 도시들은 토네이도 경보가 내려졌다.

허리케인의 주요 통로가 되는 도시 주민은 물론 취약 지역의 700만 명은 6일부터 대피명령에 따라 항공편과 자동차를 통해 타 주로 이동하거나 임시 대피소로 몸을 숨겼다. 플로리다 전체 인구의 34%가 이동한 셈으로, 미국 허리케인 역사상 최대의 대피행렬을 이룬 것이다.

주정부는 9일 플로리다 전역 260곳의 지정 대피소 외에 70곳을 긴급 추가하여 미처 피하지 못한 주민들이 들어가도록 했다. 학교와 관공서 등 공공기관은 월요일까지, 일부 지역은 화요일까지 문을 닫도록 했다. 탬파 지역은 물론 올랜도 지역의 공항들도 9일 오후 5시를 기해 패쇄했다. 기자가 거주하고 있는 올랜도 지역은 10일 오후 7시부터 11일 오후 6시까지 통금이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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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렌지 카운티 테레사 제이콥스 시장이 허리케인 어마의 대비상황을 브리핑 하고 있다.
 

어마는 플로리다에 도착하기 전 최소 25명의 사망자를 냈다. 마이애미 지역은 오전 6시 현재 50만 명이 정전으로 암흑 속에 갖혀 있다. 정오에 허리케인이 본격 진행될 경우 최소 200만명이 수일 동안 전기 없이 지내게 될 것으로 지역 미디어들은 예측했다.

허리케인 기간 동안 플로리다 상당수 지역이 10인치(254mm)에서 25인치(635mm) 정도로 폭우가 쏟아져 홍수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국립기후예보센터(NWS)는 오전 4시 40분 마이애미 북부 지역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했다. 릭 스캇 주지사는 9일 밤 기자회견을 통해 “가장 큰 걱정은 홍수가 아니라 홍수 피해가 엄청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릭 스캇 주지사는 타주의 전기공사 차량을 플로리다로 불러들이는 한편, 주 방위군 2만 여명을 대기시켜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플로리다 지역의 주요 방송들은 9일부터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허리케인 진행 상황을 시시각각 보도하고 있다. 일부 소셜 네트워크에서는 허리케인 공포를 유발하는 ‘가짜 뉴스’ 까지 등장했다. <포브스> 인터넷판은 '실제로는 6등급의 허리케인이 오고 있다는 한 소셜 네트워크 뉴스에 210만 명이나 접속했다'며 ‘허리케인이 가져온 또다른 후유증’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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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리케인 어마의 진행상황을 알리고 있는 <채널6>(ABC뉴스)
 

허리케인 어마는 카리브해서 12일 동안 활동하면서 최소 25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플로리다 남부 지역에서는 허리케인이 오기도 전에 피해를 입는 경우들도 속속 발생하고 있다.

9일 오후에는 허리케인을 대비하던 포트 마이어스 남성이 사다리에서 떨어져 사망했고, 허리케인 대비 물품을 사러가던 한 남성은 빗길에 가로수를 들이받아 사망했다. 올랜도 지역에서는 7일 오후 한 남성이 피신을 위해 급히 가게 셔터를 닫다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주정부 당국자는 허리케인이 활동할 때는 무조건 건물 안에 머물고, 끝난 후에는 전봇대나 나무 밑에서 어슬렁거리거나 함부로 지붕에 올라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통상 허리케인 피해는 허리케인이 진행중일 때보다는 끝난 후에 더 많이 생긴다.

국립기상센터 탬파 지부 매튜 캘거리는 "허리케인의 강도가 크고 특히 범위가 넓어 허리케인 앤드류보다 더 큰 피해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1992년 마이애미를 초토화시킨 5등급 허리케인 앤드류는 65명의 사망자와 265억 달러의 재산피해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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