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올시즌 마지막 대회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리디아 고는2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 티뷰론 골프장(파 72·6540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 훌리에타 그라나다(28·파라과이)와 카를로타 시간다(24·스페인)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공동 5위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 리디아 고는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쓸어담는 무결점의 플레이를 앞세워 선두 그룹과의 타수를 줄여 나갔고, 연장전에서 역전 우승했다.
18번홀에서 계속된 연장 세 번째 홀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한 리디아 고는 같은 홀에서 진행된 연장 네 번째 홀에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파를 기록, 보기에 그친 시간다를 따돌리고 시즌 최종전의 우승자가 됐다. 그라나다는 연장 두 번째 홀에서 탈락했다.
지난 4월 스윙잉 스커츠 LPGA 클래식에서 시즌 첫 우승을 신고한 리디아 고는 올시즌 3승을 쌓았다.지난 7월 마라톤 클래식 이후 4개월 만에 맛본 우승이다. 우승상금 50만 달러(약 5억5600만원)와 함께 CME 글로브 포인트 1위에 주어지는 100만 달러(약 11억1300만원)의 보너스까지 챙겼다. 지난 13일 LPGA 투어 역대 최연소 신인상을 수상하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우승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전반 라운드 대비 후반 라운드에서 힘을 내지 못하면서 2위 그룹의 추격을 허용했다. 전반홀 4·7·8번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성공시키며 3타를 아낀 리디아 고는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13번홀에서는 버디를 추가해 2타 차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달아나야 할 14번홀(파5)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위기를 맞았다. 리디아 고는 경쟁자들이 모두 버디를 성공시킨 14번홀에서 스리 퍼트를 범한 끝에 파에 그쳤다. 그 사이 훌리에타 그라나다(28·파라과이)와 카를로타 시간다(24·스페인)가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그라나다는 13~15번홀 연속 버디, 시간다는 13~14번홀 연속 버디를 앞세워 다시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리디아 고에게는 17번홀(파5)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타수를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세 번째 샷만에 그린에 올라왔지만 버디를 내기에는 홀컵까지의 거리가 5m가 넘어 부담이 됐다. 결국 파에 그쳤다.
그러나 LPGA 투어 우승 경험이 없는 시간다와 1승에 그친 그라나다가 찾아온 우승 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리디아 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렀다. 시간다는 17번홀에서 1m 거리의 짧은 버디 퍼트를 놓쳐 단독 선두로 올라서지 못했다. 그라나다 역시 남은 홀에서 버디를 쌓지 못했다. 챔피언조에서 앞서 경기를 펼친 리디아 고는 나머지 홀을 파로 잘 막고 공동 선두의 위치에서 먼저 경기를 끝냈다.
리디아고는 연장전의 기회를 잡았다. 시간다와 그라나다 모두 마지막 18번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연장전도 쉽지만은 않았다. 세 번째 홀까지 승부가 나지 않았다. 두 번째 홀에서 그라나다가 먼저 탈락한 뒤 리디아 고와 시간다가 힘겨운 싸움을 이어갔다. 연장 네 번째 홀에서 흐름이 리디아 고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리디아 고는 안정적으로 투온에 성공한 반면, 시간다는 두 번째 샷을 그린 밖 해저드 구역에 떨궜다.
시간다는 1벌타를 받고 보기를 냈다. 리디아 고는 홀컵 10m 밖에서 투 퍼트만 성공하면 되는 유리한 상황을 놓치지 않고 우승을 확정했다. 나머지 태극낭자도 상위권에 3명이나 이름을 올리며 선전했다. 박희영(27·하나금융그룹)과 유소연(24·하나금융그룹)은 나란히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를 기록,공동 7위를 차지했다.
김인경(26·하나금융그룹)은 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 공동 9위에 올랐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26·KB금융그룹)는 최종합계 이븐파 288타 공동 24위로 대회를 마쳤다. 시즌 모든 대회가 끝이 나면서 각종 타이틀의 주인공도 가려졌다. 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 공동 9위로 이번 대회를 마친 스테이시 루이스(29·미국)가 상금왕·올해의 선수·최저타수상을 차지,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LPGA 투어에서 한 해에 3개 타이틀을 휩쓴 것은 1993년 벳시킹(59·미국) 이후 21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