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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5월 이후 13차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이후 급격한 성장 둔화 조짐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올해 두 번째 통화정책 회의를 가진 RBA는 지난해 11월 결정된 기준금리(4.35%)를 유지하기로 했다. RBA의 다음 이사회 회의는 5월 첫 주 월요일 열린다. 사진 : Nine Network 뉴스화면 캡쳐

 

인플레이션 수치 목표 범위까지는 ‘시간 필요’ 밝혀, 동결 배경은 ‘경제성장 둔화’

 

통화정책 일정을 변경한 후 올들어 두 번째 열린 중앙은행(Reserve Bank of Australia) 이사회 회의에서 ‘현재의 이자율 동결’이 결정됐다. 가장 큰 이유는 2022년 5월 이후 13차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이후 급격한 성장 둔화 조짐이 보인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결정된 4.35%의 기준금리가 이달에도 유지된 가운데 RBA는 “그 어떤 상황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향후 금리 방향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다만 다수의 경제학자들은 RBA가 올해 하반기 이자율 인하를 시작하기 전, 인플레이션 수치 둔화라는 추가 신호를 기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금리인하 시기를 11월로 예상하며, 다른 일각에서는 이보다 훨씬 빠른 시기에 이를 단행할 것이라 전망하는 상황이다.

이달 18-19일(월-화요일) 연속 이어진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RBA는 “인플레이션 수치가 계속 하락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상태”임을 언급했다.

이사회 회의 후 내놓은 성명에서 RBA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는 고무적인 징후가 있지만 경제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이사회는 인플레이션 수치가 (RBA의) 목표 범위를 향해 지속적으로 내려가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BA는 인플레이션이 2025년에는 목표 범위인 2~3%, 2026년에는 2.5% 수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사회는 이어 “이것이 목표 범위에 이르기까지 아직은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RBA 미셸 불록(Michele Bullock) 총재는 이날 회의 후 미디어 브리핑에서 일부 경제학자들이 RBA를 ‘덜 매파적’(less hawkish)이라 표현한 의미를 무시했다. 총재는 “이는 여전히 우리(RBA)가 가고 있다고 생각했던 과정에 광범위하게 머물고 있음을 보여주는 일부 데이터에 대한 반응”이라며 “우리는 추가적인 금리 변화를 적용할 수 있다고 말할 자신은 없지만 예측 기간 내 인플레이션이 목표 범위로 돌아갈 가능성이 보이는 과정에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록 총재는 “향후 이자율 인하를 위해 ‘인플레이션이 다시 정상화될 것’이라는 더 많은 확신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RBA의 이자율 인하,

언제 가능해질까

 

NAB 은행 시장경제 책임자인 타파스 스트릭랜드(Tapas Strickland) 연구원은 이날 통화정책 이후 RBA가 내놓은 성명에 대해 “덜 매파적”이라 해석하며, RBA가 올해 말까지 금리인하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은 낮다고 보았다.

그는 올해 11월 첫 번째 인하를 예상하고 있으며 점진적인 인하를 통해 2025년 말에는 3.1% 수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전망에 대해 스트릭랜드 연구원은 “이번 통화정책 회의 후 성명에는 2024년 1분기 금리 인하의 실제 가능성을 제시하는 내용이 없으며, 2024년 2분기 이후의 인하가 더 현실적”이라며 RBA가 “이자율 인상에 대한 노골적 편견보다는 선택적 사항임을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 경제학자들 또한 올해 11월에야 첫 금리인하가 결정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은 이달 금리 동결 결정 이후 내놓은 경제보고서에서 “우리(UBS)는 여전히 11월 25bp의 첫 번째 이자율 인하를 예상하고 있으며, 이후 분기별로 25bp의 느린 완화 주기가 이어져 2025년 말에는 3.1%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UBS는 “이는 지속적인 공공수요 호황, 규제 및 공공 부문 임금인상, 상당한 추가 재정부양책, 그리고 7월 이후의 대규모 가계세금 인하(household tax cuts)로 국내/임금 인플레이션이 다소 경직될 것이라는 우리의 견해를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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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호주 경제 둔화 조짐이 있지만 RBA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사람들의 실질소득과 가계소비 성장을 짓누르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사진 : ABC 방송 뉴스화면 캡쳐

   

반면 커먼웰스 은행(CBA)의 국내경제 책임자 가레스 에어드(Gareth Aird) 연구원은 더 이른 시기의 금리인하 결정을 전망하면서, 그 시기는 9월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말까지 75bp, 2025년 1분기 추가로 75bp가 인하돼 현금 금리는 2.85%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경제 둔화의 징후

 

25년간 대출기간에 평균 변동금리 6.39%를 기준으로 볼 때, 2022년 5월 이후 13차례의 이자율 인상 영향으로 50만 달러의 모기지를 안고 있는 이들의 월 상환액은 1,210달러가 늘어났으며, 75만 달러의 대출을 가진 이들은 월 1,815달러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만약 RBA가 올해 말 현금 금리를 인하하고 각 금융기관이 이 인하폭을 (대출자들에게) 완전히 적용한다면 25년 기간의 50만 달러 모기지를 가진 이들의 월 상환액은 첫 번째 인하에서 월 76달러, 다음 인하에서는 152달러가 줄어든다.

RBA가 기준금리를 언제 인하할 것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이전에 이미 인상된 금리의 영향으로 경제 둔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올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연방정부는 물론 RBA, 재무부는 지난 2년 동안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주력해 왔다. 하지만 현재 과제는 성장이 크게 둔화된 상황에서 호주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RBA는 경기 둔화 조짐 속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각 가계의 실질소득을 짓누르고 있으며, 주택 투자와 마찬가지로 가계소비 성장도 약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높은 이자율과 관련해서는 “경제의 총수요와 공급 사이의 보다 지속 가능한 균형을 확립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실질소득이 안정되었고 이로 인해 성장이 예상되며, 이는 올해 말부터 소비증가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수요 완화로 인해 서비스 상품 인플레이션은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반면 실업률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RBA는 “국내적으로는 통화정책 효과의 지연, 과잉수요와 노동시장이 여전히 타이트한 상황에서 경제성장 둔화에 기업들의 가격 결정 및 임금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며 “이로 인해 (타이트했던) 노동시장 상황도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RBA는 “이에 따라 ‘노동시장 여건은 점차 완만해질 것이라는 징후와 함께’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경제 전망,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진행 중인 갈등의 영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RBA가 미국, 영국 중앙은행과 유사한 통화정책 회의(연 8회)를 결정함에 따라 다음 이사회 회의는 5월 첫주 월요일(화요일까지 이어짐) 열릴 예정이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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