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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지 시즐(Sausage sizzle)에서 겨자를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토마토 소스를 얹어 먹을 것인지는 소비자의 입맛. 마찬가지로 선거에서도 어느 정당의 공약을 선택할 것인지는 유권자의 생각에 달려 있다. ‘Democracy sausage’라는 단어는 여기에서 만들어졌다.

 

호주 사람들의 소시지 시즐 사랑 대변... ‘smashed avo’, ‘shoey’ 등도 유행

 

유권자들에게 기대감을 줄 수 있는 정치적 약속, 다시 말해 선거 공약은 당일, 전국의 모든 투표소에서 필수적인 수단이 아닐 수 없다.

그 어느 때보다 거대 여야의 치열한 득표전이 벌어졌던 지난 7월 연방 총선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호주의 오랜 요리 전통에 빗댄 용어가 크게 부각되기도 했다.

이를 반영하듯 호주 국립 사전연구센터(Australian National Dictionary Centre)는 ‘기대할 수 있는 선거 공약’을 의미하는 ‘Democracy sausage’(민주주의 소시지)를 호주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단어가 처음 만들어진 것은 지난 2012년이었지만 올해 연방 총선을 기해 다시금 이 단어가 크게 부상했다는 게 이유였다.

선거 당일, 유권자들에게 간단한 소시지 시즐(sausage sizzle)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였기에 올해 연방 선거 기간에는 이들에게 투표소 가까운 곳의 소시지 바비큐 장소를 알려주는 수많은 웹사이트가 만들어진 바 있다. 각 정당별로 마지막까지 후보를 부각시키기 위한 총력전이었던 셈이다.

사전연구센터의 아만다 로지슨(Amanda Laugesen) 이사는 “아마도 ‘Democracy sausage’는 정치와 정치 캠페인 즉 선거라는 올해의 떠들썩한 시기에서 나올 수 있는 최상의 단어 중 하나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주인들의 소시지 바비큐 사랑은 올해 연방 선거 캠페인 기간, 야당의 빌 쇼튼(Bill Shorten) 대표가 소시지를 잘못 잡고 먹는 장면이 동영상에 비춰지면서 소셜 미디어에서 비난을 받을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Democracy sausage’라는 말은 그만큼 호주인들이 좋아하는 소시지 시즐을 제대로 먹는 사람이 민주적 정치에 합당하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로지슨 이사는 “이 단어는 쇼튼 대표가 소시지 샌드위치를 중간부터 베어 먹으면서 ‘민주주의의 맛’(the taste of democracy)이라고 언급한 데서 논란이 된 이후 더욱 많이 사용된 단어”라고 덧붙였다.

호주인들이 가장 즐기는 소시지 시즐을 먹는 방법조차 모르면서 ‘민주주의의 맛’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네티즌들이 비난을 가했던 것이다.

한편 ‘Democracy sausage’ 외에도 ‘shoey’, ‘smashed avo’, ‘census fail’, ‘deplorables’, ‘Ausexit’ 등 올해 대중적으로 지지를 받은 용어들이 ‘올해의 단어’ 후보군을 장식했다.

이 단어들은 호주 대중문화 속에서 생성되어 올 한 해 크게 유행된 용어들이다. 호주의 언어에 대한 연구는 국립 사전연구센터와 영국 옥스퍼드 대학이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다.

금주 수요일(14일) 이를 보도한 ABC 방송은 ‘Democracy sausage’가 ‘올해의 단어’로 선정된 데 대해 “호주 사람들의 소시지 시즐 사랑이 인정되었음을 확신해도 된다”면서 “즐겁게 드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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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되었건, 각 유권자가 선택한 ‘Democracy sausage’는 늘 승자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 후보군에 오른 ‘올해의 단어’들

-Shoey : ‘슈이’라는 이 단어는 신발을 벗어 거기에 술을 따라 마시는 행위를 뜻한다. 이 단어가 느닷없이 돌출돼 퍼져나간 것은 지난 10월2일, 9명의 호주 젊은이들이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포뮬러 1’ 경기에서 호주 선수 다니엘 리카르도(Daniel Ricciardo)가 우승을 차지하자 이에 광분, 경기장 밖에서 말레이시아 국기가 그려진 속옷만 입은 채 호주 응원구호를 외치고 신발에 술을 따라 마시는 행위를 벌였고(본지 1213호 보도), 이로 인해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국기모독죄’로 체포되면서 ‘슈이’라는 단어도 전 세계로 급속히 번져나갔다. 이 사건으로 호주 언론들을 이들 9명의 젊은이에게 ‘Budgie Nine’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하지만 ‘벗지 나인’에 앞서 호주 음악방송 ‘triple j’의 ‘Hottest 100’ 홍보 동영상에서 Dr Karl 등도 신발에 술을 따라 마시는 행위를 벌인 바 있다.

 

-Smashed avo : 샌드위치 등에 넣어 먹는, 으깬 아보카도를 지칭하는 단어이다. 이 단어를 처음 사용한 이는 호주의 유명 칼럼니스트 버나드 솔트(Bernard Salt)씨로, 그는 지난 10월 시드니 모닝 헤럴드에 기고한 칼럼, ‘지구촌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는 호주인의 삶 11가지’(본지 1217호 보도)에서 ‘호주인들이 으깬 아보카도(Smashed avo)를 브런치로 먹느라 첫 주택구입을 못한다’고 언급한 이후 소셜 미디어를 통해 급속히 번져갔다.

 

-Census fail : 인구조사가 실시된 올해, 온라인으로 인구조사에 응답하려는 이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cs) 웹사이트가 마비되어 인구조사를 하지 못하게 되면서 나온 단어이다.

 

-Deplorables : 올해 연방 총선을 기해 주류 정당 외 소수 정당의 활약이 두드러진 상황에서 크게 확산됐다. 이 단어는 극도의 보수주의 진보적 변화를 반대하는 이들, 또한 주류 정치를 거부하는 이들을 지칭하는 데에도 쓰여진다.

 

-Ausexit : 지난 6월 영국의 EU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 결과 ‘브렉시트’(Brexit)가 결정된 이후 호주에서도 이를 모방한 ‘오스시트’(Ausexit)라는 단어가 생겨나 퍼져나갔다. 호주가 영국의 군주제를 벗어나 공화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공화주의자들의 움직임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는데, ‘브렉시트’를 계기로 호주에서도 영국 여왕의 통치를 벗어나야 한다는 ‘오스시트’ 움직임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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