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경제의 희생물 증거”

 

 

Newsroh=김원일 칼럼니스트

 

 

한반도 주변 해상에서 좌초된 북한배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시장경제의 희생물이라는 증거이기도 하다고 러시아 통신사가 보도해 관심을 끈다.

 

노비예이츠베스티야 통신은 16일 모스크바 발 기사에서 “북한이 점차적으로 정상적인 시장 경제로 이행함에 따라 어업 분야에 예기치않은 문제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일본 서부 해안과 러시아 연해주 해안에는 갈수록 더 자주 장비와 엔진이 없는데 병든 선원, 때로는 사망한 선원들이 실린 북한 배가 등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민대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는 모스크바 카네기 센터 사이트 기고에서 지난 해 발견된 이와 같은 북한 배의 수는 이미 수백척을 넘어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종종 이들은 어획거리를 찾아 북한 자국 해안에서 수백 킬로미터를 벗어난 어부들로 엔진이 고장 나서 오랫동안 타국 수역에서 식료품과 물이 떨어진 채로 표류하던 상태이다. 그러나 이러한 유령선의 절반 이상은 아무 장비도 갖추어지지 않은 완전히 빈 목선이다.

 

란코프 교수는 이러한 목선들이 발견되는 이유는 조난당한 북한의 어선들을 북한자국 동료들이 발견한 후 모든 어획물과 귀중품을 탈취하고 선박에서 엔진을 떼어낸 후 일본이나 러시아 해안가로 표류하도록 버려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북한 어부들은 원양 어업에 필요한 장비를 갖추지 않은 어선을 타고 점점 더 멀리 공해상으로 나가는 것일까? 이는 1990년대 말 경 북한 어업이 사실상 민영화되었기 때문이다. 소수의 금속 선체를 갖춘 대형 어선들만이 국가 소유이다. 1990년대 초 북한 경제가 극심한 위기를 겪었을 무렵 대형 어선을 가동할 연료가 없었기 때문에 어업분야에서 활동하는 것은 소형 초저가 민간 목선들이 주종을 이루었다.

 

그러나 북한 법률상 사유재산이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 어선들은 국가 기관, 기업 또는 군부대 소유로 등록되었고, 이후 선주들은 소유를 빼앗길 수도 있을 리스크에 두려움을 느껴 이 기관들에 매월 100-150달러 정도의 등록비를 내게 되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어선을 등록하지 않으면 북한의 수역을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목선들의 가격은 약 1200-1300달러였으며, 가장 값이 나가는 부품은 엔진이었다. 목선 자체는 영구적이지도 않고 매우 저렴했기 때문에 사고가 나면 쉽게 포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유령선이 점점 더 자주 출몰하게 되었다는 사실 자체는 북한 정부 정책에 무언가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즉 정부 관리들이 이 어부들을 점점 더 먼 바다로 나가 어획량을 늘리도록 강요하고 여기서 버는 이익을 증가시켜 이를 원자탄을 제조하거나 북한 엘리트 층을 위해 사치품들을 구매하는데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정말 중요한 점은 북한 경제가 점차로 시장경제로 이행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란코프 교수는 다음과 같은 4가지 요인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

 

첫째, 어부들이 더 많아졌다는 것이 분명하다. 이는 북한 어선들의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이 보여주고 있다. 정기적으로 돈을 받고 등록을 시켜주고 보호자 역할을 하는 기업들이 더 많은 수의 어선들을 등록시켜주는 것에서 이익을 보고 있음이 확실하다. 그 외에도 김정은이 시작한 개혁조치들이 경제 상황을 호전(好轉)시켜 일반 주민들이 1000달러 이상을 호가하는 소형 어선들을 사서 이익이 확실한 원해 어업에 나설 수 있는 정도의 여력을 갖게 된 것이다. 게다가 소도시들에서는 좋은 직장이 없고 경쟁이 심화되기 때문에 어부들이 공해상으로 어업을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둘째, 어류 량이 적어졌다.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부터 북한 근해 어류 량이 남획(濫獲)으로 인해 급감하고 있다. 어획량과 규모에 대한 모든 제한은 일반적으로 무시되고 있다. 누구도 자발적으로 들어오는 수입을 거절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게다가 부패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조금만 뇌물을 주면 검사관은 위반 사항을 눈감아준다. 기후변화도 한 가지 원인이다. 해류와 어류의 이동 방향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셋째, 유엔이 시행하고 중국도 지지하고 있는 대북 국제 제재도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모든 근해 어업은 수출을 지향하고 있는데 주로 중국으로 불법 반출되고 있다. 중국 딜러들은 밀수 어류를 리스크를 내세워 헐값으로 사들이고 있다. 해산물 가격이 폭락했는데 어선 등록 납부금은 변화가 없다.

 

넷째, 이것은 가난 때문이다. 어선의 기술적 수준이 낮은 것은 국가의 전반적인 빈곤 상태를 반영하고 있다. 근해 어업용 선박에 천 달러 정도를 투자할 용의가 있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들은 이 선박에 원양 어업을 위해 필요한 장비를 갖출 자금을 갖고 있지 않다.

 

이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이 모든 문제가 북한의 경제상황 개선을 위해 작용하는 세력에 의해, 즉 밑에서는 시장의 힘, 위에서는 개혁의 힘에 의해서 운명의 장난으로 발생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수년간 변화는 북한 주민들의 삶을 개선시켰지만, 그들을 공해상으로 내어모는 상황도 만들어 냈다. 여기서 해결책은 단 하나, 경제 성장뿐이다. 국가에 돈이 많아져 어부들이 대형선박을 갖출 자금을 마련하게 되면, 그 때야 말로 진정하고 효과적인 자연 보호도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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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북한 불법선박 선원, 러 연해주에서 실형선고 (2017.6.17.)

지난해 러시아단속에 저항하다 9명 사상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m0604&wr_id=6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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