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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해년(己亥年) 새해가 밝아 왔다. 나이가 들수록 한 해가 너무 빨리 지나감을 느낄 수가 있다. 이렇게 일 년이 빨리 지나가다보면 어느새 100세 시대에 성큼 들어서지 않을까 두렵기도 하다. 뉴질랜드에 온지 23년이 되는데 다시 23년이 흐르면 100살이 되는 것이다. 이민 오고 나서 3년 후에 여기서 태어난 외손자 아이가 뉴질랜드에서 초, 중, 고등학교를 마치고 미국에 진학했는데 벌써 대학 3학년이 되었으니 얼마나 세월이 빨리 지나가는 것인지 실감이 난다.    

 

마릴린 먼로(Marlin Monroe, 1926-1962)가 주연한 1954년 개봉 영화 ‘돌아오지 않는 강(River of No Return)’이 떠오른다. 캐나디안 로키의 끝자락에 위치한 밴프 시내를 감싸듯 굽이쳐 흘러내리는 보우 강을 배경으로 진행 되는 영화에서 인생의 여정을 되돌아보게도 된다. 강은 뒤돌아 볼 새도 없이 쌘 물살을 일으키며 흘러내리는데 뗏목에 의지하여 떠내려가는 주인공들에게 숨 돌릴 틈도 없이 역경이 계속된다. 그러나 이러한 역경을 슬기롭게 해치고 목적지에 도착하여 아름다운 인생을 창조해 나가게 된다. 

 

우리는 농업사회, 산업사회, 정보화 사회로의 진화 과정을 몸소 겪으면서 너무 빠른 변화의 물결을 체험하고 있다. 자칫 잘못하다간 급류에 휘말릴 정도이다. 그러나 냉철이 변화의 흐름을 간파하고 적절히 대응하는 자세가 요청된다. 뉴질랜드는 대륙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만큼, 한발자국 물러서서 좀 더 먼 시야에서 관찰할 수 있다고 본다. 

 

띠를 계산할 때는 양력이 아니라 음력으로 하기 때문에 양력을 사용하는 관습에선 시기에 약간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금년의 경우 2월 5일에 실재 기해년이 시작된다. 따라서 양력으로 같은 2019년 생이라고 하더라도 2월 4일 까지는 무술년 생이고 2월 5일부터는 기해년 생이 되는 것이다. 기해년은 황금 돼지띠의 해이다. 돼지는 신에게 바치는 제물임과 동시에 신의 뜻을 전하는 사자(使者)의 상징으로 나타난다. 고사 지낼 때는 으레 돼지 머리가 고사 상에 올려 지는데 돼지 입에 돈을 물려준다. 돼지머리도 웃는 모습이 좋은 돼지에게는 돈이 더 많이 물릴 수 있다. 돼지의 한자어 돈(豚)은 우리말의 돈(화폐)와 발음이 같다. 올해가 황금돼지이니 금화(金貨)가 되는 셈이다. 금년은 많이 웃어서 황금이 많이 물리도록 해야 할 것이다. 

 

꿈에서 돼지는 흔히 길상(吉詳)의 동물로 등장한다. 따라서 돼지꿈을 꾸면 복이 들어오는 징조이며 재물을 얻는다고 믿었다. 돼지는 한배에 여러 마리의 새끼를 낳고 잘 먹고 잘 자라는 강한 번식력 때문에 재물이 불어나고 사업이 번창하는 상징성을 띠고 있다. 

 

그러나 유대인과 이슬람교도에게 있어서 돼지는 부정(不淨)과 금기 식품의 상징이다. 이 금기를 깨뜨리면 나병(癩病)을 내리는 것으로 믿고 있다. 기독교의 경우 성서에서 돼지를 모든 추악함의 상징으로 표현하고 있다. 한편 그리스인과 로마인에게 있어서 돼지는 자연의 풍요와 비옥함의 상징으로 신에게 바쳐지는 재물이었다.       

 

꿈보다는 해몽(解夢)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어떤 사안을 가지고 판단을 할 때 기왕이면 긍정적인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 긍정적인 자기 암시를 걸면 실재로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잠재의식 속에 부정적인 요소가 들어 앉아 그런 현상이 현실화 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돼지꿈을 꾸고 다음과 같은 해석을 잠재의식 속에 심어보자.

 

정초에 돼지꿈을 꾸면 일 년 내내 운이 좋을 징조이며, 결혼 초의 돼지꿈은 결혼생활이 행복할 것을 암시한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돼지를 손으로 받는 꿈을 꾸었다면 큰 행운으로 부를 얻을 징조이고 아기를 임신하게 될 태몽이다. 돼지와 싸우는 꿈이라면 사업의 성공, 재물의 축적, 경쟁에서의 승리를 의미한다. 돼지머리에 절을 한다면 재물이 들어오거나 아들을 의미하는 태몽이다. 돼지 뒷다리를 잡고 하늘을 난다면 좋지 않은 상황이 반전되어 일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암시한다. 새끼돼지를 안고 있다면 돈이 들어오거나 훌륭한 자식을 낳게 될 징조이다. 구덩이에 빠진 돼지를 구해주는 꿈을 꾸었다면 행운이 들어오거나 일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흔히 연초가 되면 금년 한 해 모든 소원이 성취되기를 기원하는 인사를 나눈다. 몇 년 전에 한국에서 ‘부자 되세요’라는 인사말이 회자되기도 하였다. 모든 가치 기준을 돈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재물로 부자가 되는 꿈이 일상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부자라는 말을 좀 더 범위를 넓혀 적용한다면 재물이란 일부분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마음이 풍족한 사람은 적은 돈으로도 부를 누릴 수 있으며 정신세계에서 행복한 삶을 추구하며 살아 갈 수가 있다. 

 

새해를 맞아 형식적인 판에 박힌 인사말만 할 게 아니라 각자 한 해 동안 꼭 이루고 싶은 목표를 설정해 놓고 그 목표를 향해 정진할 때 한 해 한 해가 뜻있게 흘러 갈 것이다. 이는 자녀들한테도 해당되는 말이다. 새해의 다짐 같은걸 식구끼리 나누는 대화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키위들이 흔히 연초에 물어 보는 ‘What is your resolution for this year?’에 대한 대답을 정해 놓고 일 년을 출발해 볼 필요가 있겠다.​ 

 

칼럼니스트 한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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