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민족 장래 위해 교활한 트럼프에 'NO!' 해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북한 개별관광 등 할 수 있는 최대한 (남북)협력을 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힌 내용 중에는 접경지역 협력, 도쿄올림픽 공동입장•단일팀 구성 및 스포츠교류,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 비무장지대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등재,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등 5대 남북협력 방안이 포함돼 있다.

친일-종미 세력들을 제외한 우리 민족에게 실낱같은 희망을 안겨주는 내용들이다.
 

harold.jpg
▲ 필자 김현철 기자
 

김정은마저 크게 반길 내용임에도 "우리민족에게 실낱같은 희망을 안겨주는“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주재국 국가원수를 모욕한 데 책임을 물어 소환해야 할 미국 정부가 주한 대사 해리스의 발언을 오히려 부추기는 깡패국가임을 보여준 터에 “문재인이 통 큰 김대중 흉내라도 낼 수 있을까?”하는 기대감 때문이다.

2005년 미 재무부는 남북정상회담 성사 직전 갑자기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북한 정부 계좌에 위조지폐(?) 2500만 달러가 저금돼 있다는 거짓말로 이를 동결시키면서 남북정상회담에 찬물을 끼얹어 무산시켰고, 1년 후에서야 노무현-김정일 정사회담은 어렵게 성공시킬 수 있었다.

노무현 정부 때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은 15년 후 자신이 대통령의 몸으로 또 해리스 등 미국의 교활하고 악랄한 방해책동에 시달리고 있다. 한번 당했으면 다시는 안 당해야 바보 소리를 듣지 않는 법인데 문재인은 바보인가, 아니면 이제서야 미국의 민낯을 재확인한 것인가. 궁금하다.

작년, 남북정상은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에서 “민족 자주”와 “한반도 전역에서의 무력사용 금지”에 합의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강경화 외교장관에 즉시 전화, “9.19 남북군사합의 합의사항을 왜 미리 알리지 않았느냐”라며 격분, 그 후 미국의 ‘조선총독부’로 불리는 “한미워킹그룹”을 출범시켜 남북 간 협의 내용을 사사건건 제동을 걸며 몽니를 부렸다.

김정은은 작년 신년사를 통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조건 없이 재개하자”며 남측에 전격 제안했다. 한미워킹그룹은 이를 퇴짜, 미국에 질질 끌려 다니는 무기력하기 이를 데 없는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대화 요구에 묵묵부답, 결국 대화마저 끊기고 공동선언 직전까지 남북 간에 활발히 오간 실무•고위급대화마저 중단했다.

그도 부족해 미국은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의 방북을 타진한 통일부의 요구가 있을 때마다 ‘승인 불가’ 딱지를 붙여 남북 관계 개선을 가로 막았다.

그 결과로 문재인 정부를 이명박근혜 수준의 종미정부로 낙인을 찍은 김정은은 작년 말 금강산 남측 시설의 전면 철거를 통보했다. 남측은 북측에 “실무대화를 하자”고 했으나 더는 기대할 게 없다는 듯 대꾸조차 안 했던 것이다.



부시의 "이 사람(This man)” 모욕에도 당당했던 김대중

 


그런데 한국의 역대 대통령 모두가 이런 종미 주의자였냐 하면 그건 아니었다.

 

2000년 김대중 정부는 미국의 집요한 방해를 뚫고 분단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사상 첫 남북 정상회담에 성공, 한국인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당시 미국을 제외한 국제사회는 김대중 대통령의 “남북화해와 평화에 대한 노력”를 인정하며 우리 민족의 만남을 축복했고 그가 세계적인 정치가임을 인정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역대 대통령 중 가장 훌륭한 대통령으로 김대중을 치켜 올리는 데에 주저하지 않는 이유다.

미국은 당시 남북정상회담 의제로 "핵미사일 문제 상정“, ”한국의 대북 중유 지원 불가“, ‘정상회담 실패시 한국경제에 타격 줄 것” 등 악랄한 조건을 붙여 김대중을 끈질기게 위협했다.

김대중-김정일은 맞잡은 손을 번쩍 치켜들며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 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남북은 경제•사회•문화•체육•보건•환경 협력에도 뜻을 모았다.

그러나 미국이 바라던 위의 항목들은 남북 합의에서 어디에도 전혀 반영시키지 않았다. 남북은 미국의 체면 따위에는 관심조차 없이 남북 민족 화합만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갔던 것이다.

이후 남북의 공동행보도 무척 신속히 진행됐다. 6.15공동선언 직후 김대중-김정일은 개성공단 조성을 전격 합의, 미국에 개성공단 추진을 통보했다. 남북이 함께 길을 내고 나니 미국도 별수 없이 따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속이 뒤틀리고 부아가 치민 아들 ‘부시’는 김대중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수많은 외국 정상들 앞에서 대한민국 대통령 김대중을 “이 사람(This man)”이라고 호칭, 한껏 모욕했다.

외국 정상들은 이를 듣고 놀라는 데도 막상 장본인 김대중은 못 들은 체 이를 웃으며 지나쳤다. 그 엄청난 자리에서 받는 수모 보다 김대중에게는 평화통일이 더 중요했던 것이다. 이 자리에서 같은 수모를 당한다면 어느 나라 정상이 김대중과 같은 웃음으로 때우는 노련하고 당당한 자세를 취할 수 있을까?

김대중-김정일 정상회담 성공 후 남북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민족의 혈맥도 연결했다. 2000년 9월 18일 서부 경의선, 동부 동해선의 공사를 시작해 도라산 역까지 노선을 연장했다. 2007년 12월에는 개성공단 전용 화물열차도 문산역과 판문역까지 달렸다. 이 역시 남북이 비무장지대의 관할권을 주장하는 유엔군사령부(미국)를 뛰어넘어 주도해 이뤄낸 쾌거였다.

이 때 우리는 남북이 일단 과감하게 치고 나서면 미국으로서도 어쩔 수 없음을 배웠다. 문재인이 김대중의 반의반 배짱만 있었더라도 오늘 날 국제 깡패 같은 미국에 의해 꼼짝 못하는 개성, 금강산, 철도 도로 연결 공사 중단이 지속될 수 있었겠으며, 특히 한미연합훈련이 계속될 수 있었을까. 이는 바로 판문점-평양 남북정상회담 합의 내용들이 모두가 응축 돼있는 내용들이 아닌가.

필자가 그나마 문재인을 선호하는 이유는 차선책으로 그 이상 바라볼 수 있는 인지도 높은 인물이 눈에 뜨이지 않기 때문이다. 양당제 아닌 다당제가 골고루 발전, 그에 걸맞는 선거 체제가 시급한 시점이다.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中바이러스 쫄지마 file

      Newsroh=소곤이 칼럼니스트         영화에서나 봄직한 끔찍한 바이러스가 창궐(猖獗)이라도 했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이하 코로나)로 난리다. 약국에선 마스크와 세정제가 날개돋친듯 팔리고 바이러스 예방에 좋다는 각종 비법들이 SNS로 전파되고 있다. 확진자가 ...

    中바이러스 쫄지마
  • 지성수 칼럼 - 시드니 스캔들 (제14화) file

      * '스캔들'의 어원은 원래 헬라어 ‘스칸달론’이다. 스칸달론은 ‘징검돌’ 혹은 ‘걸림돌’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같은 '돌'이 사람에 따라서 ‘징검돌’이 될 수도 있고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대가족과 콩가루 가족   인류 역사에 가장 큰 영향을 ...

    지성수 칼럼 - 시드니 스캔들 (제14화)
  • 김성호의 호주법 칼럼 - 음주운전 file

      음주운전   2020년 아카데미상 중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Best Picture) 후보에 자랑스럽게 잘 만들어진 ‘기생충’과 함께 선정된 영국영화 ‘1917’은 세계 제1차 대전 프랑스에서 벌어진 영국군과 독일군의 접전 중 연락이 두절된 아군(영국군) 지휘관에게 천육백 명 젊...

    김성호의 호주법 칼럼 - 음주운전
  • 문재인은 김대중의 포용력과 당당함을 배워라!

    [시류청론] 민족 장래 위해 교활한 트럼프에 'NO!' 해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북한 개별관광 등 할 수 있는 최대한 (남북)협력을 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힌 내용 중에는 접경지역 협력, 도쿄올림픽 공동입장•단일팀 ...

    문재인은 김대중의 포용력과 당당함을 배워라!
  • 짐 내리는데 755달러! file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새벽 2시에 직원이 문을 두들겼다. 36번으로 옮기란다. 짐 실어 준다고. 그런데 짐 싣는 속도가 느렸다. 새벽 4시 넘어서야 짐을 다 싣고 서류를 받았다. 200마일 넘는 거리를 8시까지 가야 하는데 말이다.   8시 30분까지 갈 수 있...

    짐 내리는데 755달러!
  • 한국 사랑하는 이란에 파병? file

    No war on Iran!     Newsroh=강명구 칼럼니스트         제가 유라시아를 달려올 때 제일 환영해준 나라가 이란이었습니다. 그들은 우리를 형제의 나라라고 불렀고 어른을 공경하는 문화 그리고 우리는 연관성을 생각해보지도 못한 이란의 여자들이 쓰는 히잡과 우리 조...

    한국 사랑하는 이란에 파병?
  • 이승만의 두 얼굴 file

    이승만, ‘내국적은 일본’     Newsroh=로창현 칼럼니스트     지난 주 페북에 이승만이 일제 강점기 미국에 입국할 때 국적으로 일본으로 표기했다는 2013년 뉴스로(NEWSROH) 보도를 소개했습니다. 반응이 정말 뜨거웠습니다. ‘공유하기’만 300회에 달했으니까요.   거의...

    이승만의 두 얼굴
  • "여자라구요? 그래서요?"

    부실한 업체 떠맡아 대기업으로 키운 한 여성 사업가 이야기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유니버시티 교수) = 거트루드 보일 (Gertrude Boyle)여사는 13세 되었을 때 독일의 나치정권을 탈출하여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주했습니다. 그 때가 1930년...

    "여자라구요? 그래서요?"
  • 명확하고 조리 있게 글을 쓰는 능력 길러야

    [교육칼럼] 서류는 구속력 있고 책임 따라   (워싱턴디시=코리아위클리) 엔젤라 김(교육가) = 지난 주 칼럼을 통하여서 대학에서 정규 과목들 외에 신경 써서 습득해야 졸업 후 성공을 위해 유리한 기술들 중에 대화 기술에 대하여 말씀 드린 바 있다. 이번 주에 말씀 ...

    명확하고 조리 있게 글을 쓰는 능력 길러야
  • 지성수 칼럼 - 시드니 스캔들 (제13화) file

      * '스캔들'의 어원은 원래 헬라어 ‘스칸달론’이다. 스칸달론은 ‘징검돌’ 혹은 ‘걸림돌’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같은 '돌'이 사람에 따라서 ‘징검돌’이 될 수도 있고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호주 스타일   어느 날 한인복지회를 시작했던 이 선생...

    지성수 칼럼 - 시드니 스캔들 (제13화)
  • 시드니한인작가회 산문광장 - 날 데리러 오거든 file

      날 데리러 오거든   이항아 / 수필가, 시드니한인작가회 회원   까똑~ 새벽녘에 노모를 모시고사는 한국의 남동생으로 부터 카톡이 전송되었다. 시간대로 보면 일상적 안부는 아님에 틀림이 없다. 휴대폰 미리 보기에 “어머니가 어제 그만 뒤로 넘어지셔서…”로 시작되...

    시드니한인작가회 산문광장 - 날 데리러 오거든
  • 수입에 맞게 값싼 옷감을 구입한 한 나라 수상 이야기

    청렴한 공무원의 정직은 누구에게나 귀감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유니버시티 교수) =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제 2대 수상이었던 쉬리 랄 바하두어 샤쉬트리는 청렴하고 정직한 지도자로 그의 명성이 높았습니다. 한 번은 대형 직물공장에 시...

    수입에 맞게 값싼 옷감을 구입한 한 나라 수상 이야기
  • 신 야만인을 배출하는 한국 교육, file

    개나리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대학   . 남성과 여성 간엔 '사회적 성' 곧 젠더로서가 아닌 동물 생물학적 생리적 차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믿고 있습니까? 만약 차이를 인정하는 사람들이라면 극단 여성운동가(래디칼 페미니스트)들이 여성은 사회적으로 심어...

    신 야만인을 배출하는 한국 교육,
  • 오만한 해리스, 주한대사 아닌 총독으로 처신

    [시류청론] 문 정부, 열일 제치고 북의 신뢰회복에 적극 나서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의 한국 정부를 우습게 보는 오만한 자세가 취임 1년 6개월 이상 이어지고 있다. 그는 북한에 대한 개별관광 등 한국 정부의 독자적 남...

    오만한 해리스, 주한대사 아닌 총독으로 처신
  • 마틴 루터 킹 데이의 나의 꿈 file

      Newsroh=장기풍 칼럼니스트     지난 1월 15일은 미국의 위대한 비폭력 혁명가 마틴 루터 킹(사진)의 탄생일이었습니다. 올해는 1월 21일 마틴 루터 킹 기념일을 거행했습니다. 그분이 1963년 8월8일 워싱턴 DC 민권대행진 때 링컨기념관 앞에서 행한 역사적인 연설을 ...

    마틴 루터 킹 데이의 나의 꿈
  • 중국문화-구정 전통의상 file

      이 중국의 전통은 북과 남부의 왕조(420-589 AD)로 거슬러 올라간다. 송나라(960-1279 AD)에서는 새해 첫날 친구들을 방문했을 때 모두 새 옷을 선보였다. 공화당 시대(1912-1949)에는 젊은이들이 어른들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아름다운 새 옷이 필요했다. 새해 전...

    중국문화-구정 전통의상
  • “후보없는 선거는 없다” file

    “후보없는 선거는 없다”   재외국민 비례대표 선출은 시대적 과제 2019년 9월 25일 외교부에서 발표한 ‘국가별 재외동포 현황’에 따르면 외국에 체류하거나 거주하는 재외 동포는 749만 3587명이다. 750만 재외 동포 시대가 수치로 입증된 셈이다.   2019년 6월 30일 발...

    “후보없는 선거는 없다”
  • 지성수 칼럼 - 시드니 스캔들 (제12화) file

      * '스캔들'의 어원은 원래 헬라어 ‘스칸달론’이다. 스칸달론은 ‘징검돌’ 혹은 ‘걸림돌’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같은 '돌'이 사람에 따라서 ‘징검돌’이 될 수도 있고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반갑지 않는 새 해   시드니 하버의 송구영신 불꽃놀이...

    지성수 칼럼 - 시드니 스캔들 (제12화)
  • 김성호의 호주법 칼럼 - "incandescent with rage"

      "incandescent with rage"   2020. Twenty Twenty! 펜끝과 혀끝에서 솔솔 굴러가듯 부담 없는 신년이다. 19로 시작하는 출생년도를 가진 20세기 사람이 만 21세 성년이 되는 해이다. 불행히도 Planet Earth는 2020의 출발을 호주의 불바다(bushfire rage) 참사로 장식...

  • 시민 주인 정당은 시대의 사명 file

    희망하는<시민중심 정당> 창당     작년 12월 27일 선거법 개혁의 대의명분은 어디로 간데 없이 거의 1년을 당리당략으로 국회를 개점휴업한 채 분열하고 밀고 당긴 끝에 준연동형비례대표제라는 이름으로 선거법이 개정되었다. 그나마 전국득표율이 3%를 넘어서면 비례...

    시민 주인 정당은 시대의 사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