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c0991709e25848583fafc4c2d1dfba_1531345 

 

뉴질랜드 생활에서 의료 서비스는 많은 한국 교민들이 만족하지 못하는 부문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많은 교민들이 한국 방문시 미뤄왔던 건강검진을 받고 있고 위중하거나 어려운 수술은 큰 돈을 들여서라도 한국에 가서 받기도 한다. 현재 뉴질랜드 의료 체계에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아 보았다. 

 

지역보건위원회간 협조 부족 

뉴질랜드 공공 의료 시스템은 유지되는데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수용 한계를 넘어 운영되고 있는 의료기관도 있다. 와이카토 지역보건위원회(WDHB)는 수 개월 동안 위원장의 전횡과 무능력한 위원회로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 

 

마누카우지역보건위원회(CMDHB)는 환자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미들모어(Middlemore) 병원 건물의 누수와 곰팡이 문제로 씨름하고 있다.

 

각 지역보건위원회는 또한 나타난 문제들을 초기에 투명하게 밝히고 해결할 노력을 기울이기 보다는 공개를 막고 내부에 숨기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뉴질랜드 헤럴드지가 최근 유출된 내부 문서들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오랫동안 각자의 길을 걸어온 지역보건위원회들은 내부 부서 및 지역위원회 간에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아 지역보건위원회마다 의료 서비스가 조직적으로 상이해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예컨대 환자들이 연간 5,000달러를 지불해야 하는 의료장비가 이웃 지역보건위원회에서는 전액 보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기관 종사자들은 암 치료 과정에 심각한 결점과 지연이 있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또한 혀나 후두를 제거한 암 환자들은 회복 및 재활에 중요한 과정인데도 불구하고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며 음성치료를 받지 못했다.

 

수술의들 대대적인 변화 촉구 

수술의들은 오클랜드 지역보건위원회(ADHB)의 조직 문화 변화를 요구하는 한편 환자들의 안전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지난 3월 오클랜드 지역보건위원회의 두경부암 수술의 전원이 서명하여 구강 보건단위 위원장 앞으로 보낸 성명서에는 “많은 부문에서 부당함이 있고 오클랜드 지역보건위원회는 혁신적이고 시급한 변화가 필요하다” 고 촉구하고 있다. 

 

오클랜드 지역보건위원회의 연간 예산은 21억달러에 달하고 소속된 직원수는 1만명이 넘는다. 

 

수술의들은 대대적인 변화가 하루 빨리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중의 보건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들은 최근 해외에서 채용된 한 수술의가 팀의 24시간 서비스에 큰 도움을 주었으나 부서간 이해관계 때문에 사직을 결심했다며 지역보건위원회의 인사관리가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다른 수술의들도 언제든지 사직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다시 인력부족 현상에 빠지고 실습에 대한 신뢰를 잃으며 환자에 대한 적절한 치료도 할 수 없는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치료기간 길어질수록 단절감 느끼는 환자들 

노스랜드의 카이와카(Kaiwaka)에 사는 발 아일랜드 (Val Ireland, 69세) 할머니는 안면암 때문에 수술을 16번이나 받아야 했다. 

 

13번의 수술은 오클랜드 병원에서 받았고 나중 3번은 머시 애스콧(Mercy Ascot) 병원에서 받았다. 

 

암세포가 있던 윗턱 부분과 부비강이 제거되고 얼굴을 복원하기 위해 수술의들은 그녀의 다리로부터 뼈를 이식했으나 수술은 실패했다. 

 

첫 수술로부터 6년이 지나고 16번의 수술을 힘들게 견뎠지만 아일랜드 할머니는 여전히 쉽게 먹거나 말하지 못하고 액체를 삼키기 위해서도 입 안에 한참을 넣어둬야 한다. 

 

활동적인 그녀였지만 사람들이 그녀의 일그러진 얼굴을 쳐다보는 부담감 때문에 외부 출입도 삼가게 됐다. 

 

아일랜드 할머니는 치료기간이 길어질수록 의료진의 도움은 사라지고 혼자라는 단절감을 느꼈다고 털어 놓았다. 

 

계속된 수술 실패 외에 버려졌다는 절망감에 그녀의 고통은 배가됐다. 

 

아일랜드 할머니는“한 두번 약속 이후 외면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9개월에서 1년간 아무런 소식을 듣지 못해 내가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그 후 약속을 잡았지만 다시 연락되기까지 몇 달이 지연되는 적도 있었다” 고 말했다. 

 

문제는 아일랜드 할머니와 같은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뉴질랜드에서는 매년 520명 정도가 머리나 목 부분에 암에 걸리고, 그들의 3분의 1은 와이테마타, 오클랜드, 노스랜드, 마누카우 등 노던(northern) 지역보건위원회들 관할에서 발생한다.

 

이들 암 환자들이 생명을 유지하고 외모 손상 및 장애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이비인후과 수술의들과 성형외과 수술의들의 팀워크가 중요한데 부서간 또는 지역보건위원회간 협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주소지 기준 의료 체계 개선돼야 

최근 와이테마타, 오클랜드, 노스랜드, 마누카우 등 4 개 지역보건위원회들의 관계 직원과 암환자 등 100여명 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초기 검토에도 불구하고 지역보건위원회간 암 서비스에 대한 후속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오랫동안 이어진 지역보건위원회 내부 부서 및 위원회간 정치가 협조를 방해하고 의료 서비스가 지역보건위원회마다 제각각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했다. 

 

조사에 참여한 많은 환자들은 중요한 후속 치료를 거절 당했다고 응답했다. 

 

최근 수술의가 줄어든 오클랜드 병원은 수술 및 진료가 더욱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지역보건위원회간 협조 부족으로 일부 지역에선 의료 인력 및 장비가 부족해 의료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등 의료 서비스에 심각한 차이와 결함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했다.

 

작년 7월 당시 노동당 대표였던 앤드류 리틀(Andrew Little) 의원은 2009년 자신의 초기 전립선암 치료 과정을 언급하며 “정말로 우려되는 부분은 암 치료가 주소지에 따른 로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고 비유했다. 

 

거주하고 있는 주소에 따라 의료의 질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말이다. 

 

예산이 부족한 지역보건위원회는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를 할 수 없어, 오클랜드 거주자들은 웰링턴 거주자들보다 방사선 치료율이 낮은 사실과 같은 일이 발생하고 있다. 

 

작년 총선 전에 노동당은 초기 2,000만달러를 투입하여 주소에 상관없이 뉴질랜드인이면 누구나 같은 수준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전국적인 암 기관을 공약했으나 집권 후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제 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데이비드 클락(David Clark) 보건장관은 암 환자들의 치료 개선을 위한 새로운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클락 장관은 우선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더욱 효율적으로 함께 일하는 의료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특히 마오리 및 태평양 섬나라 출신 군도 사람들의 건강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10월의 대동강 맥주축제’를 꿈꾸며 file

    유라시아의 사랑과 모험, 평화이야기 80-81     Newsroh=강명구 칼럼니스트         ‘통일이여! 평화여! 한반도의 번영이여! 일원세상이여!’ 이렇게 쓰고 보니 이 거룩한 단어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 정상들에게 예포(禮砲)로 예의를 표하듯 감탄사를 쏘아 올려 예...

    ‘10월의 대동강 맥주축제’를 꿈꾸며
  • 집 안에 들어온 새 한마리

    요즘 나는 출근하기 전 뒷문을 살짝 열어놓고 출근을 한다. 렌트한 새집 에는 고양이 문이 없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에도 나의 대충 챙겨 먹은 아 침보다도 고양이들의 밥을 더 정성스레 챙긴다.     타고난 충성심의 고양이 집사가 아닐 수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내가 ...

    집 안에 들어온 새 한마리
  • 지명을 알면 뉴질랜드가 보인다

    사람이나 사물은 이름을 가짐으로서  의미 있는 것으로 인식된다.  뉴질랜드에는 마오리어로 된 지명이 많은데  그 내용을 살펴보고 ……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

    지명을 알면 뉴질랜드가 보인다
  • 일상 속의 사랑을 향하여 file

    [종교칼럼] 영적인 체험의 실체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하늘밭교회) = 자신을 스스로 그리스도인으로 믿고 있는 사람들이 예외 없이 가지고 있거나 추구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영적인 체험입니다. 모름지기 영적 체험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그...

    일상 속의 사랑을 향하여
  • 동굴의 기적과 세월호의 슬픔 file

      Newsroh=노창현 칼럼니스트     지금 이 순간 지구촌은 축구와 관련된 두 개의 큰 ‘사건’으로 떠들썩합니다. 바로 러시아 월드컵과 태국 동굴에 갇혔던 13명의 유소년 축구팀의 생환(生還)입니다.   4년 주기로 열리는 축구의 대제전이 세계인을 열광케 하는 사이, 태...

    동굴의 기적과 세월호의 슬픔
  • 소신을 귀히 여기는 사회가 정직하다

    상관 지위 맞추거나 거짓을 조작한다면 다수에 피해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유니버시티 교수) = 회사를 설립하여 크게 성장을 시킨 설립자가 은퇴를 준비하기 위하여 후계자를 공개모집했습니다. 최종 세사람이 선정되어 설립자와 접견을 하게 ...

    소신을 귀히 여기는 사회가 정직하다
  • 미국 대학 공동 지원서 에세이 문제(3)

    [교육칼럼] 지난해와 동일, 신조나 사고 방식 변환 경험에 대해 (워싱턴=코리아위클리) 엔젤라 김(교육 칼럼니스트) = 세번째 에세이 문제는 작년과 달라진 바 없이 다음과 같습니다. “Reflect on a time when you questioned or challenged a belief or idea. What prom...

    미국 대학 공동 지원서 에세이 문제(3)
  • 여름철 응급상황, 최선의 조치는?

    [생활칼럼] 위급시엔 911 부른 다음 응급조치 실시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야외활동이 활발해지는 여름철에는 집주변, 운동장 그리고 피서지등에서 각종 사고의 위험을 맞닥뜨릴 수 있다. 응급상황에 대한 조치에 대해 미리 알아둔다면 당황하지 않고...

    여름철 응급상황, 최선의 조치는?
  • 세계의 배후지배 세력에 관하여 file

    별나라 형제들 이야기 48-49     Newsroh=박종택 칼럼니스트         14. 저자는 외계인의 존재를 증명하고 확신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에 멈추지 않는다.   그는 매우 높은 깨달음에 도달한 일종의 각자, 도사와 같은 면이 있다. 특히 35장 이후는 형이상학적, 초월적...

    세계의 배후지배 세력에 관하여
  • 美평화협정 거부가 北핵개발 불렀다 file

    오인동의 ‘밖에서 그려보는 통일조국’ (5)     Newsroh=오인동 칼럼니스트     미국: 평화협정 거부, 북: 핵개발   2017년 조국반도에서는 군사력의 큰 변화가 일어났다. 지난 43년 동안 평화협정을 거부해온 미국에 북이 수소탄/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시위를 했다....

    美평화협정 거부가 北핵개발 불렀다
  • 대대적 ‘수술’필요한 의료 시스템

        뉴질랜드 생활에서 의료 서비스는 많은 한국 교민들이 만족하지 못하는 부문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많은 교민들이 한국 방문시 미뤄왔던 건강검진을 받고 있고 위중하거나 어려운 수술은 큰 돈을 들여서라도 한국에 가서 받기도 한다. 현재 뉴질랜드 의료 체계에 무...

    대대적 ‘수술’필요한 의료 시스템
  • 혈육보다 인연 file

    네이슨가족과의 작별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연휴의 마지막날인 메모리얼 데이. 아침 식사를 하고 짐을 쌌다. 오래 기억에 남을 좋은 시간을 보냈다. 다시 올 기회가 있을까? 택시 운전을 하며 미국인들의 삶을 관찰자로서 바라봤다면 이번에는 그들의 ...

    혈육보다 인연
  • 갈수록 뚱뚱해지는 뉴질랜더

    뉴질랜드 비만 인구 비율은 전 세계 최상위권이며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 머지않아  국가적 재앙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경고는  그동안 여기저기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이달 초,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20년 안에 국내 전체 성인 인구의 절반 가까이...

    갈수록 뚱뚱해지는 뉴질랜더
  • 오만한 미국,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을 받아라!

    [시류청론] 첫 북미 고위급회담서 ‘FFVD 후 제재 해제’… 북측 “강도 같다”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북한 외무성은 7월 7일 폼페오 미 국무장관과의 첫 북미 고위급회담 관련 담화문을 통해 "미국 측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정신에 배치되는 '선 최종적...

    오만한 미국,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을 받아라!
  • 레이크 하우스에서 '쏘맥'을 전수하다 file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짐 정리가 안 돼 쑥대밭인 네이슨 집 소파에서 잤다. 일어 나니 네이슨은 벌써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 며칠 전 고등학교를 졸업한 큰 딸 카테사, 아들 미첼, 폴란드에서 온 교환학생 티나다. 다른 두 아들은 학교에 갔다.   TV를 보며...

    레이크 하우스에서 '쏘맥'을 전수하다
  • 북한의 통큰 양보와 사이버전사들 file

    ‘해커들을 통해 제재를 피해가는 북한’     최근 두 달 동안 한반도 관련한 역사적인 소식들이 보도되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두 번이나 한국 문재인 대통령과 만났고 트럼프 대통령과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하 핵실험을 위한 마지막 실험장을 ...

    북한의 통큰 양보와 사이버전사들
  • 제2의 한국전쟁이었던 바로 이 전쟁! file

    [베트남 전쟁] <1> 연재를 시작하며     Newsroh=이재봉 칼럼니스트     2018년 7월 27일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65주년 기념일이다. 한국전쟁을 완전히 끝내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멈추고 있는 상태가 두 세대 이상이나 흘렀다는 말이다. 다행히 4월 27일 열린 남북정상회...

    제2의 한국전쟁이었던 바로 이 전쟁!
  • 긍정의 삶을 산 사람 file

    [종교칼럼] 요한 크리소스톰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하늘밭교회)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겠습니까? 죽음입니까? 아닙니다. 내 생명은 하느님께 감추어져 있습니다. 내가 사는 땅에서 쫓겨나는 것이 두렵겠습니까? 아닙니다. 땅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은 다 주...

    긍정의 삶을 산 사람
  • 밥의 소망

    오늘은 음식을 드시는 자세에 대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어떤 분이 밥만 보면 그냥 눈물이 막 나온다고 그래요. 왜 그러냐고 그랬더니 너무 맛있어서 그렇대요. 그래서 밥을 맛있게 먹기 위해 간식은 일절 안 한다고 얘기를 하더군요.     혹시 밥을 보고 눈물을 흘려 ...

    밥의 소망
  • 왜 축구 농구만 ‘남북교류’ 하나 file

    Newsroh=로빈 칼럼니스트     남북 통일축구대회가 처음 열린 것은 지난 90년 10월이다. 통일축구는 같은해 9월 북경아시안게임 기간중 전격 합의됐다. 아시안게임이 끝나는대로 축구대표팀과 취재기자들이 북경에서 평양으로 곧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당시 아시안게...

    왜 축구 농구만 ‘남북교류’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