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 안전 택하는 공무원 많은 나라, 앞날이 어둡다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유니버시티 교수) = 명령 복종과 인간애
세계제 2차전이 한창이던 1840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리트아니아의 일본 영사관 앞에는 유대인들이 대거 집합했습니다. 한달 후면 리트아니아는 소련에 합병을 할 결정이 이미 난 때이었습니다. 당시 부영사이었던 스기하라 지우네씨도 1개월 내로 퇴거하라는 명령을 소련 정부로부터 받아 놓은 상태여서 출국준비를 바쁘게 차리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인접 국가인 폴란드는 이미 독일을 침공을 받아 점령되었고 폴란드 안에서도 독일에서와 같은 유대인에 대한 인종청소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폴란드에서 나치의 박해를 피해 리트아니아로 피난을 온 유대인들은 이제 일본을 거처서 이스라엘이나 미국으로 이주를 하려고 통과비자를 받기 위해서 2000여 명이나 일본 영사관에 모이게 된 것입니다.

한두 사람이라면 스기하라씨의 독단으로 비자를 내 줄 수가 있었지만 2000명이 넘는 비자를 신청 받고 그는 본국에 전보를 보냈습니다. 외무성으로부터 온 전신 회답은 비자발급을 모두 거절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스기하라씨는 이 유대인들이 갈곳이 없어진 불쌍한 사람들인 것을 알았습니다. 소련에 리트아니아가 합병이 되면 그들은 폴란드로 추방을 받게 될 것이고 폴란드에서 나치에게 붙들리면 그들은 강제 수용소에서 죽음을 당할 운명에 처 있었습니다. 스기하라씨는 또 다시 외무성에 사정을 설명하고 지시를 기다렸습니다. 회답은 여전히 비자를 거절하라는 지시였습니다.

스기하라씨는 직장 상부의 명령에 복종을 해야할 것인가 아니면 명령보다 더 큰 인간애의 요구에 응해야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했습니다. 자기 자신의 국외퇴거시한이 가까워지는 상태였지만 스기하라씨는 명령복종보다 인간애의 요구에 응하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명령을 어기면 면직이 될 것은 뻔했지만 그에게는 인간애보다 자기의 안전을 먼저 챙길 수 없었습니다. 비자용지도 다 떨어졌기 때문에 비자 신청서를 일일이 손으로 써가면서 20일 동안 쉬지도 못하고 아침부터 밤까지 2000명의 통과비자를 발급해 줬습니다. 비자발급을 도중에 그만 두면 일생동안 후회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일을 하여 고통을 받는 사람들을 도와주었던 것입니다.

스기하라씨는 그 일로 인하여 외무성에서 퇴직을 했습니다. 대사가 되어보겠다는 그의 꿈은 깨졌지만 그는 자기가 취한 행동을 한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승진이나 일자리 유지를 해야하겠다는 긴박한 필요성을 초월해서 더 큰 인간애를 위하여 자기를 희생한 스기하라씨 같은 인물은 극히 드물 것입니다.

저는 수년 전에 본 영화의 한 장면이 잊혀지지 안습니다. 제목도 모릅니다. 오직 기억에 나는 장면은 영국의 육상선수가 올림픽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가 달리면 금메달을 틀림없이 받게 될 것으로 기대가 되었던 선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기가 안식일이라고 믿고 있는 일요일에는 운동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코치와 임원들이 대영제국의 여왕을 위해서라도 꼭 일요일의 경기에 참가해야한다고 설득을 시키려 했습니다. 그 젊은 선수는 단호하면서도 정중하게 말을 했습니다. “저는 대영제국과 여왕을 숭배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하느님의 법을 어길 수 없습니다.” 그 젊은 선수도 명령의 복종보다 더 큰 원칙에 충실하기 위하여 세상적인 희생을 감수했던 것입니다.

이와 반대되는 경우를 우리주변에서 우리는 자주 보게 됩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한때 중환자를 받아주지 않아서 목숨을 잃게 되는 비도덕적인 병원의 처사가 뉴스에 종종 오른 적이 있습니다. 생명이 위독한 환자이면 그 환자의 보험이나 병원비의 지불능력은 나중에 따지고 사람을 살려야 하는 것이 참으로 인술의 덕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여러 병원에서는 중환자의 생명보다 병원비 지불능력을 먼저 따지는 나라임을 저도 직접 경험했습니다.

제가 전에도 소개를 드렸지만 한국의 공무원들은 상사가 비도덕적인 지시를 하면 그 일을 감사기관에 신고한다고 응답을 한 비율이 한자리 수 밖에 인된다고 했습니다. 한국은 인간애나 천도를 따르기보다 우선 신변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 정의나 불의를 가리지 않고 명령에 복종을 하기에 급급한 공무원들이 공무를 집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앞날에 관한 염려를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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