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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03년 6월 21일 주불대사관 장재룡 대사가 마련한 유학생 초청 바베큐 파티 

 

 

전세계 한인사회 중 프랑스는 독특한 한인 구성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2010년 이후, 약간의 변화가 있지만, 전통적으로 프랑스는 전체 한인 수의 70% 이상이 유학생이고, 그 중 90% 이상이 파리와 일드프랑스에 몰려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남학생보다 여학생 수가 많다는 것도 특이할 만 하다.

 

7,80년대 교민사회를 이룬 초기 한인들을 제외하고 2000년대에 프랑스에 정착해 현재의 한인사회를 이끌고 있는 주역들은 상당 수가 유학생 출신들이다. 그만큼 프랑스 한인사회에서 유학생들의 역할이 컸음은 부인할 수가 없다.  

 

그런데, 이처럼 유학생 수가 많은 파리에 유학생회가 존재하지 않는건 무슨 이유일까? 전세계 단일도시 중 비율로 보면 가장 많은 한인 유학생 수를 자랑하는 파리에 유학생회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애초부터 없었던 것은 아니다. 60년대 초반, 프랑스에 소수의 한국인들이 유학오기 시작하던 시기에 한인성당 청년들을 중심으로 ‘재프랑스 한인학생회’라는 이름으로 1963년 처음 결성됐고, 이 주역들이 1968년 ‘재불한인회’(1대 회장, 한묵)를 탄생시켰다.

 

그런데, 그 이후부터 유학생회는 재불한인회에 묻혀 사라져 버렸고, 1980년대 이후 한인사회가 커지면서 간헐적으로 재조직 되었지만 존재감이 미미했다.

이것은 한인사회의 구심점인 한인회를 중심으로 결집되었던 이유가 가장 컸다. 또한 각 학회나 학교를 중심으로 모여서 활동하고 있기에 굳이 전 유학생들을 아우르는 재불유학생회의 필요성이 절실하지는 않았다. 결국 한인회의 조직 내에 학생부를 두고 유학생 일부가 임원으로 참여하는 소극적인 방식으로 유학생회가 존속되었다.

 

각 유학생 단체를 결집한 협의회로 재결성

 

2005년에 ‘재불유학생단체협의회’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번 유학생회가 결성됐다.

이는 개개인의 유학생을 다 모이게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고, 그룹별로 활동하고 있는 각 학회, 학생회를 모아서 공동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을 도모해 보자는 취지로, 대안적 형태의 ‘협의회’를 통해 대사관이나 다른 한인사회와의 연결 고리를 찾아보자는 시도였다. 

 

그렇게 각 분야 학회, 학생회 등 재불유학생단체들이 협의체 형태로 참여해 2005년 2월 18일 한인회관에서 재불사회과학회, 재불철학학회, 라빌레뜨건축학교 한인학생회가 주축이 되어 유학생단체협의회를 발족 시켰다. 초대 회장은 사회과학회 회장이었던 이기라가 맡았다. 

 

각 유학생 단체 간의 다양한 학술 교류를 주된 목적으로 하고 프랑스 유학생들의 전반적인 권익 향상과 유학을 처음 와서 학교와 전공 정보에 대해 목말라하는 학생들을 위해 각 단체, 학교, 학과에 대한 공동 설명회를 개최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물론 유학생 전체의 대표성을 표방하지 않고, 다양한 학회, 학생회의 자발적인 참여와 다양성, 소통이 보장되는 협의체를 통해 활발한 유학생 사회의 움직임을 보여주고자 했다.

또한 어떤 한 단체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재불유학생협의회에 속한 각 단체가 1년마다 돌아가는 ‘순번제 의장’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1년마다 의장이 바뀌는 시스템에서 올 수 있는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해 부의장은 다음 순번 단체의 회장이 맡고, 협의체의 총무는 당해 년 의장 단체의 총무가 맡기로 합의하는 등 나름대로 치밀하게 준비했다.

 

참여단체의 조건은 정기적인 공적 활동이 있으며, 프랑스에 위치한 순수 유학생 단체로 제한했다. 재불 유학생의 상당수가 파리 지역을 중심으로 모여있기 때문에 주된 활동의 중심은 파리 지역에 위치한 유학생 단체들이었다. 그러나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지방 유학생단체들에게도 문을 열어놓았다.

 

당시는 프랑스에서 유학했던 학생들이 학업을 마친 후 한국으로 돌아가기보다는 프랑스에 취업, 정착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시기였다.

이런 변화에 대해서 유학생협의회가 좀 더 커지고 발전된다면 대사관이나 한인회, 상공회의소 등과 연계해 일종의 ‘취업 박람회’ 형식으로 프랑스 기업과 한국인 유학생을 연결시켜준다는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야심찬 계획과는 달리 각 단체의 대표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게 현실적으로 어려웠고, 예산도 마련되지 않아 협의회의 활동이 지지부진할 수 밖에 없었다. 참여하는 인원은 줄고 계속 관심도가 떨어지는데다 회장이 후임자를 선출하지 못하고 귀국하는 바람에 3년 여의 부진한 활동을 마치고는 다시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이후 프랑스에서 유학생회는 더 이상 발족되지 못하고 한인회의 한 부서로서 겨우 명목만 유지해오다가 33~34대 한인회에서는 ‘한인 차세대 팀’이 결성되면서 유학생 부는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유학생들의 권익을 대변할 구심점은?

 

사실 ‘파리 유학생회’는 한인사회 내에서 유학생들이 연루된 사건 사고나 문제가 발생할 때만 관심을 갖게될 뿐 그 필요성에 대해 유학생들 스스로도 공감하지 않는 다는 것이 가장 큰 난점이다. 

때문에 유학생들은 어떤 사건이 있을 때마다, 그와 연관된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 해결을 위해 뛰어야 했다. 이보현 양 추방사건, 헬프보험 사기사건, 최석원 사건, ISPEM어학원 사건 등이 단적인 예다. 

각자의 학업에도 바쁘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프랑스 사회의 영향도 있겠지만 타국생활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자신들의 권익을 대변할 수 있는 구심점이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유학생들과의 소통이 필요해 한인회나 공관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유학생회는 존속하기가 어렵다. 유학생들 스스로의 필요성 의해 결성되고, 자신들의 권익을 위해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파리 유학생회’는 앞으로도 존재 자체가 무의미할 수 밖에 없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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