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사랑없이 살 수 없고, 식물은 태양없이 살아 갈 수 없다.’ 라는 말이 있다. 언제 들어도 멋진 표현이다. 아마도 태양이 식물의 자람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간파해서 생긴 말로 여겨진다. 지구상에서 살아가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전적으로 태양에 의존하면서 살아간다. 인류의 문명도 태양의 영향을 받으면서 발전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인간 역사에서 찾아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인류는 태양을 신성하게 여기면서 숭배하며 살아 간다. 우리 인간은 주군을 제대로 알아 보면서 현명하게 대처해 왔다는 생각이다.  

 

사람들이 집을 짓은 형태를 살펴봐도 햇빛을 가능한 충분히 받도록 배치해 왔다. 그래서 한국 같은 북반구에서 남향집을 남반구에서는 북쪽을 향한 집을 지어왔다.  그렇지만 어떤이들은 정남향보다는 동남향이나 동향을 선호하기도 한다. 어떻게하면 우리의 실생활에 태양을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온 결과로 보인다. 어떤 사람들은 밤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고 활동 하기를 좋아한다.  올빼미 형으로 통한다. 반면에 비교적 일찍 잠자리에 들고 이른 새벽에 일어나는 것을 참새 같은 얼리버드형도 있다. 올빼미형은 저녁늦게 잠자리에 드는 대신에 아침 일찍 일어 나는 게 어렵다. 반면에 참새형은 새벽같이 일어나게 된다. 그래서 참새형은 날이 밝으면서 떠 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는 것을 즐긴다. 어떤형의 인간이라도 지구상에 살아가는 생명체라면 태양의 주기를 따르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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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는 일광절약시간제를 채택하고 있다. 처음 오클랜드에 도착해서 여름철에 주어지는 한시간의 썸머타임으로 인해 느긋한 오후를 보내게 되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태양의 뜨고지는 주기에 맞추어 일하는 시간과 여가 시간을 안배하고자 하는 노력이 돋보인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지난 수십년 동안 밤새워 일하는 것을 당연히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생활에 젖어 왔었다. 야간에도 대낮같이 밝히면서 일을 했다. 이로 인해 전력의 사용량이 늘어나는 것 보다는 생산성 증가에 관심이 높았다. 자연히 전력의 생산량은 빠르게 높아졌으며 급속한 경제성장을 위한 필연으로 받아들였다. 그렇지만 이런 물질적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촉발되는 전력의 증가에는 많은 제약 요인이 따르게 마련이다. 태양의 주기에 맞추어 합리적으로 일과시간을 조절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이에 따라 전력 증가를 따라잡기 위한 막대한 시설투자가 이루어 졌으며 위험한 전력관리를 초래한다. 

 

올봄 강원도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은 도로변 전신주에서 불화한 불씨가 원인이 되었다. 전기시설의 관리 부족으로 돌리기에는 너무나 엄청난 손실과 충격을 주었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유출 재앙은 어떠한가? 인간의 힘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자연재해와 연관되어 있다. 저렴한 전력생산을 위한 필연의 선택이라지만 인류의 앞날을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러한 사고에 자극받아 탈원전 정책을 시작했지만 이에 대한 찬반논란은 끝이 없어 보인다. 이제 세계적으로 친환경적 전력 생산을 늘리려 하지만 태양열 집열판 설치 부작용 문제는 사회적 이슈로 등장했다. 이 모든 것들이 늘어나는 전력 수요와 맞물려 있다.  

 

그런데 일반 가정의 텔레비전 화면은 자꾸만 넓어지고 있으며, 집집마다의 냉장고 대수는 해마다 증가한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마음에는 무인 자동운전시대가 하루라도 빨리 다가오길 고대하지만 이 자동차를 타고 무얼하러 쏘다니게 될른지? 얼마나 더 많은 에너지 수요를 창출하게 될른지? 인간답게 살아가려는 발전도상국의 시민들은 선진국의 전력 낭비를 부러워 하며 그들의 편리한 생활을 동경한다. 자연히 선진국은 발전된 문명의 이기로, 후발국은 국민의 복지 향상을 위한 수단으로 전력 사용량은 자꾸만 늘려나간다. 유한한 자원의 무한정 이용이 가능한 것처럼 말이다. 

 

오클랜드에 처음 도착했을 때의 기억이다. 집 앞의 가로등은 환한데 동네가 너무나 어두워서 의아하게 생각되었다. 한국에서 대낮같이 밝은 저녁을 보냈던 나에게는 이해하기 힘이 들었다. 옆집에는 은퇴했으나 아직 직장에 다니던 키위 할아버지가 살고 계셨는데, 밤에는 텔레비전 불빛만 새어나올 뿐 밝은 전등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아주 지독한 구두쇠 할아버지로 간주했었다. 그렇지만 우리도 자연히 할아버지를 따라 저녁에 밝히는 전등 수를 줄이기 시작했다. 이 할아버지는 몇 년후 집을 팔고 이사를 가셨다. 새로 아시안 이민자가 이사를 왔는 데, 이들의 조명은 초기 우리와 같이 휘황찬란한 불빛을 자랑했다. 우리 동네에서 가장 밝게 사는 집이 되었다. 그 집에 비하면 우리 집은 아주 어두컴컴해서 시골집을 연상시켰다. 그렇지만 이들도 점차 전등수를 하나 둘씩 줄여가고 있다. 이제 우리 동네의 저녁은 초승달빛이 아주 밝게 느껴질 정도다. 

 

하루는 낮과 밤으로 이루어지듯이 우리는 활동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을 반복하면서 살아간다. 지구상의 많은 생명체가 태양을 쫓아 낮에 활동하고 밤에 휴식을 취한다. 물론 밀린 일을 처리하기 위해 밤 늦게까지 일하고 한낮까지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이지만 바삐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고 이 또한 정당한 것인지 살펴봤으면 한다. 밤을 낮같이 살아가는 것이 낮과 밤을 구별해서 사는 것보다 못하다면 굳이 그리 할 일이 없지 않는가. 바삐 사느라 밤에 해야 할 일을 소홀히 했다면 그러면서 잊어버린 일들을 많다면 이를 찾아 보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달빛 아래서 나누는 사랑 얘기는 더 정겹고, 밤하늘에서 별을 찾아보는 것은 앞일을 대비하는 것처럼 절실하다. 우주의 별을 헤아리는 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해야 하는 일이 아닐런지?​

 

칼럼니스트 조 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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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보았다. 칸느영화제 최고대상을 수상해서가 아니어도 평소 봉준호 감독을 좋아하기 때문에 바쁜 한국방문 일정속에서도 시간을 내서 관람을 했다.  결국 두번을 관람했으니 나름대로 팬심을 발휘한 셈이다.      봉감독이 인터뷰에서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