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포세대, 오포세대, 이제는 칠포세대라는 말까지 나왔다.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를 삼포세대라고 부르는 것은 아마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거기에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를 포기한 오포세대라는 말이 나왔고, 이제는 꿈과 희망까지 포기한 칠포세대라는 말도 등장했다. 

 

심지어 많은 것을 포기한 세대를 지칭하는 용어로, 포기한 게 너무 많아 셀 수 없다는 뜻의 N포세대라는 말도 있다. 모두다 이 시대 한국의 실상을 꼬집는 맘 아픈 신조어들이지만 특히 꿈과 희망까지 포기한 칠포세대 는 슬프고 절망적이어서 듣는 순간 뭔가 귀한 것이 발 아래로 뚝 떨어져 깨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이미 자리를 잡아 이들을 이끌어주어야 하는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똑같은 심정으로 이 상황을 겪고 있다는 데에서 한참 뒤떨어진 패배자로서의 극심한 절망감이 느껴졌다. 더구나 그들의 고통은 사회적 책임인 것 같은데 나의 경우는 순전히 내 탓인 것만 같아 더욱 자괴감이 들고 우울했다. 

 

그런 와중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작년과 올해 봄까지 내 주변에서는 이 신조어들이 무색할 만큼 그에 역행하는 이들이 유독 많았다는 것 때문이다. 신기하게도 나의 지인들 중에는 올 봄에 결혼한 7명을 포함하여 작년부터 지금까지 총 21명이 결혼을 했고 총 5명의 신생아가 태어났다. 한 사람 건너서 아는 이들까지 포함하면 대략 30명 정도가 결혼을 한 것 같다. 

 

그 중에는 오랜 연애 끝에 결혼한 사람들도 있고, 만나자마자 갑작스럽게 결혼을 한 이들도 있다. 또 그들 중에는 수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한 사람들도 있고,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커플이나 소설 속의 주인공들처럼 신기한 인연으로 결혼을 이룬 이들도 있다. 

 

그리고 많게는 여자가 16살 많은 연상연하 커플, 외국 국적의 배우자를 만난 친구, 지척인 한국에서는 서로 못 마주쳤는데 어쩌다 먼 이국땅에서 여행을 하다가 만나 인연이 된 커플도 있다. 

 

때로 독거노인이라는 소리까지 듣는 미혼인 내가 이들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함께 기뻐할 수 있는 이유는 사랑과 결혼, 출산을 기피하는 이 시대를 역행한 그들의 용기와 사랑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주변인들의 결혼이 계속되다 보니 작년부터 부쩍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인연, 사랑, 관계와 지속, 부부, 연인 등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런 이유로 여기 또 하나 젊은이들의 아름답고 열정적인 사랑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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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송영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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