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백신 구매 때 협상력 약화’ 경고

폐기·기부·재판매 등 재고 백신 처리 방안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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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정부는 저조한 백신 접종률로 인해 확보한 백신이 유효기한 내 소진이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하며 향후 백신 조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콩은 바이오앤텍 백신과 시노박 백신 각각 750만 회 분량을 구매했으며 그 중 각각 2백만 회분이 홍콩에 먼저 도착했다. 2월부터 대규모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3개월 동안 전체 인구의 약 17%인 123만 명이 1차 접종을 완료했으며 93만4천만 명이 2차 접종까지 마쳤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 바이오앤텍 백신 약 65만9천 회 분량과 시노박 백신 약 1백만 회 분량이 사용되지 않았다.

 

시노박 백신의 경우 유통기한이 1년 이상이라 당장 폐기에 대한 고민이 없지만, 바이오앤텍 백신은 제조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사용해야 한다. 현재 홍콩에 조달된 바이오앤텍 백신은 8월 중순까지 소진해야 한다.

 

소피아 챈(Sophia Chan) 식품보건국 장관은 홍콩 내 백신 접종 망설임 현상으로 백신이 재고로 남을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그는 “홍콩 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가 비교적 잘 통제되고 있고 심각한 후유증이나 사망 사례도 적다. 이 때문에 홍콩 주민들은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낮다고 믿어 백신을 접종하려는 의지를 낮추고 있다”라면서 백신 접종이 전염병을 예방하는데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조치라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홍콩대학교가 성인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약 40%만이 백신 접종을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설문조사에서도 55세 이상의 응답자 약 50%와 35세 이상 응답자 약 70%가 백신 접종을 원치 않다고 대답해 백신 접종에 대한 망설임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소피아 챈 장관은 “재고로 남게 될 백신의 양을 추정하고 백신 제조 업체와 처리 방안에 대하여 논의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백신 조달 일정을 연기 또는 취소하거나 유통기한이 임박한 백신을 코백스를 통해 기부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어떤 결정을 하든 제조업체의 동의가 필요하며, 홍콩 정부는 구매 계약에 따라 여전히 모든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라면서 “전 세계 백신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백신 제조 업체와 세계보건기구(WHO)는 홍콩의 백신 접종률을 평가해 향후 홍콩에 조달한 백신 양을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다음 회분을 구매할 때, 홍콩의 협상력이 약해져 전체 홍콩 인구를 위한 충분한 공급량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정부는 바이오앤텍 백신 접종자들은 2차 접종 이후 12개월 이내에 부스터샷을 받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한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매년 추가 접종을 통해 면역 보호 수준을 향상시켜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홍콩 정부는 2세대 백신 확보를 위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했다.

 

한편 재고로 남게 될 백신을 처리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전문가마다 의견이 상이하다.

 

윌리엄 추이(William Chui) 병원약사협회(Society of Hospital Pharmacists) 회장은 “재고로 남게 될 백신은 폐기, 기부, 재판매 등 3가지 방법으로 처리할 수 밖에 없다"라면서 "개인적으로 인도, 파키스탄, 네팔, 필리핀 등과 같이 코비드19 상황이 심각한 국가에 재판매하는 방안을 선호한다. 향후 2세대 백신을 구매할 때, 재판매를 통해 확보한 수익을 사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재고를 기부하거나 폐기한다고 해도 홍콩이 다음 회분 백신을 구매할 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다. 제조업체들은 먼저 주문을 한 국가에 공급을 먼저 하기 때문이다. 다만 백신에 포함된 리보핵산 성분이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소각해야 하기 때문에 백신을 폐기 처분하는 것도 쉽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조셉 창(Joseph Tsang) 전염병위원회 위원장은 백신 접종 대상자 연령을 낮춰 학생들도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촉구했다. 그는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는 12~15세들이 백신을 맞아도 안전하다는 연구에 따라 이들에 대한 백신 접종을 승인했다. 홍콩 정부는 재고 백신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결정하기 전에 해외 사례에 발맞춰 접종 대상 연령을 낮춰 확보한 백신을 소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렁 치치우(Leung Chi-chiu) 호흡기 질환 전문가는 폐기 또는 재판매하는 일이 없도록 백신 조달을 일시 중단하거나 연기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사용 백신 처리에 대한 우려는 홍콩의 문제뿐이 아니다. 아프리카연합(AU)은 3월 100만 회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확보해 각국에 배분했는데, 말라위에선 1만6천 회분이 버려졌고, 남수단은 5만9천 회분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대만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31만 회분을 확보했지만 백신 유효기한이 6월로 곧 임박하고 있어 백신 낭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덴마크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혈전 부작용 우려로 사용이 중단되면서 확보한 백신을 독일 등 다른 국가에 기부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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