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겉으론 ‘협상’, 뒤에선 ‘체제전복’ 음모 폭로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이자 워터게이트 특종 기사로 유명한 밥 우드워드 기자((77)는 9월15일 출간된 <격노>(RAGE)에서 “미국이 한국을 지켜준다. 미국이 한국의 존재를 허락하고 있다” 등 한국인을 철저히 무시하는 오만방자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폭로했다. 트럼프의 망언은 분명 한국민들의 자존심을 짓밟은 행위임에 틀림이 없다. 

우드워드의 책은 그뿐만 아니라 미국이 한반도의 평화, 번영, 통일을 방해한 것은 물론 전쟁 위기를 조성하는 등 미국의 믿지 못할 속내를 샅샅이 폭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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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김현철 기자
 

이 책이 폭로한 트럼프의 한반도 관련 발언들만 간추려 보자.

트럼프는 우드워드가 김정은의 친서를 입수한 사실을 알고 직접 전화를 걸어 “편지(친서)를 공개하지 마라. 당신이 김정은을 자극해서 내가 빌어먹을 핵전쟁에 휘말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고 요청했다. 대통령이 직접 전화해 책 내용을 간섭할 정도로 북한을 두려워했음을 알 수 있다.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도 북한이 언제 미사일을 발사할지 몰라 군복을 입은 채로 잠을 잤다.”는 내용도 있다. 미국 국방장관 역시 북한의 핵무력을 겁내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책에는 트럼프는 “한국은 왜 (평택 미군기지 건설비용 약 14조 원)을 전액 부담하지 않았어?”라고 두덜댔다는 기록도 있다.

이는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한국을 최전방 기지로 이용하고 있음에도 굴종적인 한국이 연간 1조 이상의 막대한 분담금을 지불하고 있는 것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미군 주둔 분담금을 5배나 늘려달라고 강요해 왔는데, 그의 욕심이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 가늠하기 조차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

좀 더 들여다 보면, 미국의 위선에 절로 혀가 내둘러진다.

“(2017년) 9월 25일 미국이 B-1 전략폭격기와 다른 전투기 20여 대를 투입해 모의 공습에 나섰다. 이들은 NLL을 넘었으며 북한 영공 진입 직전까지 갔다.”

이 책은 미국의 도발을 인지한 국가안보회의(NSC)가 자칫 북을 자극, 전쟁유발을 염려해 ‘행동이 너무 지나칠 수 있다’는 우려와 불만을 청와대가 토로했었다고 지적했다.
“만약 전쟁이 나더라도 거기(한반도)서 나는 것이고 수천 명이 죽더라도 거기(한반도)서 죽는 것이지 여기(미국 본토)서 죽는 게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우드워드) 면전에서 그렇게 말했다.”

이는 당시 미국이 북한과의 전면전을 준비하던 때로, 자신의 영역도 아닌 곳에서 제멋대로 전쟁 개시에 온 신경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또 이 책은 미 중앙정보국(CIA)이 ‘코리아미션센터’를 신설해 ‘북한 체제 전복’을 목표로 삼았다고 폭로했다. 본래 코리아미션센터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무장관 폼페이오와 깊숙이 연계해 실무협상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던 조직이다. 겉으로는 협상을, 뒤에서는 분란과 위기를 조장하려 한 미국의 속내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또 북미 정상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약속했지만 애당초 북미 간 합의를 준수할 생각이 없었던 매티스 국방장관은 “전투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라며 모든 소대, 중대, 대대, 여단급 훈련과 연대 단위 훈련, 공군과 해군의 훈련 즉 모든 전쟁훈련을 계속하라고 미군에 ‘살라미 작전’ 명령을 내렸다.

작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는 김정은을 향해 북한 핵개발의 ‘중추’인 영변핵시설뿐만 아니라 5개 핵시설 해체를 요구하며 “하나는 도움이 안 되고 둘도 도움이 안 되고 셋도 도움이 안 되고 넷도 도움이 안 된다. 다섯은 도움이 된다”라고 억지를 쓴 사실도 드러났다.

본래 북미 양측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실무협상에서 북한의 영변핵시설 해체와 미국의 대북 제재 해제를 맞교환하자는 합의를 도출한 상태였다. 미국의 핵전문가들마저 북한 핵시설의 85%를 점하는 영변핵시설 해체는 ‘북한의 통 큰 결단’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었다.

트럼프는 이 호조건을 걷어 차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호기를 놓치고 만 것이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실패 후부터 북한은 미국 측에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폐기 없이는 ‘비핵화’라는 단어는 다시는 쓰지 말라고 선언했다.



미국을 가장 좋아하는 나라 한국, 속도 배알도 없나?

 


분명한 것은 미국의 속내가 이번 책을 통해 더더욱 만천하에 드러났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미국에 기대는 평화’는 절대로 불가능하며, 결코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사실, 더 나아가 ‘한미동맹’은 허상이라는 사실을 한국정부가 깨닫기를 바란다. 그리고 아직도 미국의 민낯이 무엇인지 몰라 ‘친미’ 사고 속에 갇힌 한국인들이 각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미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가 9월 15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캐나다, 호주, 한국 등을 포함한 13개 미국 동맹국 중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한국 국민들이 59%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이탈리아 45%, 일본과 영국 각각 41%, 기타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과 캐나다는 30%대, 독일과 벨기에는 20%대였다. 다른 나라에 비해 아직도 미국의 실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마냥 호감을 갖고 있는 한국인들이 부끄러워진다.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 지식인 노엄 촘스키 교수가 밝혔듯 ‘미국은 독립 후 평균 9개월에 한 번씩 남의 나라 국토분단, 정권 전복, 약탈, 침략을 일삼아 온 나라’다. 실체를 모르고 미국에 기만당하고 있는 한국인들이 이번 우드워드 기자의 폭로로 한 사람이라도 각성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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