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본부장’ 부패혐의로 윤 지지층 이탈하는 판에 왜?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2월 24일 문 대통령의 박근혜 특별사면 결정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통합에 대한 고뇌를 이해하고, 어려운 결정을 존중한다."라면서도 "지금이라도 국정농단 피해자인 국민들께 박 전 대통령의 진심어린 사죄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면, 복권 문제는 형사사법적 문제고, 국민 판단과 역사적 판단은 그와 무관하게 존재한다."라고 강조했다.

한명숙 전 총리가 정치검찰의 꼼수로 옥고를 치르고 있을 때 단 한 번도 ‘사면’이라는 단어를 입 밖에 꺼낸 적이 없는 이낙연 전 총리가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지난 1월 1일 뜬금없이 ‘국민통합’을 내세워 ‘이명박근혜 사면’을 주장, 민주당 대선후보 자리를 이재명 후보에게 내어 주는 결과를 자초했다. 우리 국민정서가 국정농단 주범인 이명박근혜의 특별사면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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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김현철 기자
 
문재인 정부는 출범 당시 부패를 비롯한 5대 중대 부패범죄에 대해서는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 이번 특별사면은 문재인 정부의 첫 공약을 정면으로 어긴 것이기도 하다.

민주노총과 전국민중행동 등 여러 단체들은 27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박근혜 사면 반대’기자회견을 열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내뱉은 통탄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2016년 우리 국민들이 들었던 촛불은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민주주의 혁명이었다. 그 결과 박근혜가 탄핵되어 죗값을 치르기 위해 감옥에 갇혔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자기 마음대로 사면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국민 통합을 얘기하면서 박근혜의 석방을 이야기하는 건 적폐 세력과 통합을 의미한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연대하는 그리스도인' 소속 150개 기독교 단체는 12월 27일 오후12시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박근혜 사면을 규탄하는 기도회를 열었다.

박근혜씨는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와 국정농단을 일으킨 중심이었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정부의 첫 번째 국정과제로 삼겠다던 문재인 정부의 첫 약속에 ‘이제야 원한을 풀어 줄 민주정부가 섰다’며 기대감에 부풀어 살아왔다.

그런데 유족들은 문 정부의 참사 진상규명이 지지부진해지자 ‘전임 정부와 무슨 차이가 있냐’며 실망했고, 문 정부는 한술을 더 떠 임기 말에 와서 ‘박근혜 사면복권’을 발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에게 참담한 배신감을 안겨주었다.

‘박근혜 사면’ 이유는 첫째가 ‘국민통합’이다. ‘건강 이상’은 지지층 이탈을 막아보자는 잔꾀일 뿐이다. 어깨, 허리 통증이 22년 형기를 사는 중범을 사면할 요건이 되나?

그렇다면 박씨 사면 후 과연 진보 보수 간 통합이 가능할까? 적폐 세력들의 행태를 수십 년 보아 온 필자의 생각은, 보수 세력은 정권 재탈환까지는 절대로 국민통합에 관심을 두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그런데 27일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실시한 12월 4주차(19~24일) 주간집계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는 지난주 대비 0.9%포인트(p) 높아진 41.1%, 문 대통령이 박근혜특사를 결정한 24일은 긍정이 43.1%, 특히 대구•경북(7.8%p↑), 50대(8.8%p↑)에서 두드러지게 상승했다. 문 대통령이 노린 것이 바로 이건가?

하긴 윤석열 검찰은 박씨 재판 당시 45년형을 구형했을 뿐 아니라 형 집행정지를 두 차례나 거부했다. 특히 대구-경북 등 박씨 지지자들은 윤씨를 지지하기는커녕 복수할 기회만 노릴 것이다.

그래서 ‘박근혜특별사면’은 윤석열 후보와 국힘당 간 이간책이 될 뿐 아니라 윤석열 지지도 하락으로 나타나리라는 풀이가 설득력을 얻는다. 하지만 민주당은 박씨 사면으로 수많은 2030 세대 집토끼들의 이탈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박씨 집권 떄 일어났던 굵직한 다음과 같은 사건들을 상기해 보자. 양심을 가진 국민들은 박씨가 결코 사면 대상이 될 수 없는 중범임을 확신할 것이다.

박근혜의 부정선거와 이를 은폐하기 위한 시청 직원 간첩조작사건, 세월호 300여명 구출을 방해하고 방치해 끝내 생수장시킨 사건, 박근혜-황교안 정권 때 촛불집회를 5.18 광주를 연상시키는 북한군 개입 및 폭동으로 조작한 사건, 계엄군 총칼로 민주시민을 짓밟으려던 기무사 문건 용공조작사건(계엄령문건 검찰 압류), 윤석열 검찰 기무사 수사 외면사건, 박근혜-양승태 사법농단으로 국힘당-사법부 결탁-공생 등 큰 사건만 해도 너무 많아 이 정도로 줄인다.

말썽 많은 ‘박근혜 사면’을 강행하지 않았더라도 윤석열 본인의 민주국가 원수 후보로서의 함량부족, 즉 독재자 기질, 무능력과 무식에 이어 여러 건의 범법 혐의, 장모의 투기.사기.모해 혐의, 부인의 끝없는 학력 및 경력 위.변조, 각종 논문 표절 등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부패한 ‘본부장 가족’이 아니던가. 윤씨의 지지도는 속속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임을 국힘당 지도층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문 대통령의 갑작스런 ‘박근혜 사면’은 선거판 유.불리를 떠나 촛불국민을 배신한 역사적 ‘악수(惡手)’라고 밖에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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