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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음악인생 50주년을 맞는 피호영 교수는 한국 바이올린계의 대표 주자다. 

1986년 세계적인 명문학교인 파리 국립고등음악원에 합격하고 3년 만에 심사위원 만장일치 1등으로 졸업한 그는 이후 6개월간 프랑스의 오케스트라 활동을 경험하는 한편 에꼴 노르말에서 실내악 디플롬을 획득한 바있다. 

1990년부터 10여년간 코리안심포니 악장으로 국내에서 활동을 시작한 그는 성신여대교수로 활동하면서 심포니 음악, 발레 음악, 오페라, 합창음악 등 깊고 넓은 음악의 바다를 오랫동안 항해하고 있다. 

2010년부터는 프랑스 출신 음악단체인 앙상블 유니송의 음악감독으로 참여해 서울에서의 정기연주회와 파리 공연 등을 이어가며 앙상블 유니송의 활발한 활동을 이끌고 있다.

 

앙상블 유니송의 프랑스 공연을 위해 파리를 방문한 피호영 교수를 만났다.

 

 

▶ 음악가로서 올해가 50주년으로 알고 있습니다. 바이올린은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와 당시 목표는 무엇이셨는지?

 

처음 음악을 시작한 나이가 초등학교 2학년때 였는데, 너무 어린 나이인데다 얼떨결에 시작을 해서, 딱히 음악가로서의 목표같은 건 잘 모르겠네요. 당시 사립학교였던 (부산)동래 국민학교에 다니고 있었는데, 어린이 오케스트라단이 처음 생겼습니다. 어머니께서 워낙 음악에 관심이 많고 또 좋아하셔서 시작하게 되었는데, 어찌보면 어머니 손에 이끌려서 하게 된 거죠. 그러던 중 음악 수업을 담당하셨던 선생님이 제 재능을 알아 봐주셔서 그 때부터 본격적인 음악 인생을 걷게 되었어요.

 

▶ 하루의 일상은 어떤가요?

 

아침에 일어나면 우선 손가락부터 풀고 연습을 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은 오케스트라로 출근을 하고, 저처럼 학교에서 수업을 주는 사람은 수업시간에 맞춰서 나가야지요. 그래도 직장인들과는 달리 일과 시간 외에는 자유롭게 활용 할 수 있는 편입니다. 하지만 오케스트라와 교수 생활을 병행할 때에는 무척이나 바빴어요. 아침에는 오케스트라로 출근하고 오후에는 학생들을 가르쳤기에 늘 일정이 꽉 짜여져 있었거든요. 

또 일정 시간 매일매일 연습을 해야 합니다. 너무 바쁘다 보면 간혹 못할 때도 있지만 적게는 두 세 시간, 가능한 네 시간 정도는 연습을 하죠. 물론 연주를 앞두고 있다면 더 많이 할 수 밖에 없지요. 

 

▶ 음악을 하면서 가장 행복한 부분과 아쉬운 부분은? 

 

제가 음악하길 참 잘했다고 느낀 것은 대학교에 진학했을 때였죠. 다양한 음악을 접하면서, 음악에 푹 젖어들었던 시절이었어요. 그 이후부터는 음악을 시작한 걸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어요. 하지만 음악을 하면서 생긴 부담감과 책임감,  사명감은 여전히 뒤따라오는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글쎄요. 물리적으로 어려운 부분도 없지 않았죠, 어릴 땐 여러가지 꿈도 많았는데 적절한 시기에 꿈을 접어야 된다는 것을 배웠어요. 그래도 후회되지는 않아요. 그 꿈을 접는다고 자기 자신이 부족해지는 것이 아니니까요. 오히려 미련이나 더 큰 욕심이 자기 자신을 후회하게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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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정부 장학생으로 프랑스에서 유학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학생활에 대한 소개와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원래 미국 유학을 알아보다가 3개월 만에 계획을 바꾸고 오게 된 케이스라서 정신없이 지나갔어요. 적응 하는 것도 힘들었고요.

첫 해는 언어적인 문제 때문에 가장 힘들었어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라면, 제가 OLP(Orchestre des Lauréats du Conservatoire de Paris)에서 5개월 남짓 일을 한 적이 있는데 마침 악장을 뽑는 기회가 있었어요. 오디션 후 투표를 진행해서 제가 95%를 받았는데도 결과적으로는 다른 프랑스 여성분이 되셨어요. 하지만 결과로 인한 낙심보다는 오히려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어요. 많은 음악가들이 저를 인정해주시고 투표 해주셔서 뿌듯했던 기억이 아직도 또렷이 남아있네요. 

그 이후에 이고르 오짐 교수의 부름을 받아 스위스 베른국립음악원을 다니게 됐는데, 그 때 차창 밖으로 보던 스위스의 풍경이 참으로 아름다웠던 기억도 납니다.

 

▶ 삶의 롤모델이나 좋아하는 음악가는 누구인지?

 

제 삶의 롤모델은 한국 바이올린 역사의 뿌리인 양해엽 선생님이시죠. 저의 은사님이시기도 하고, 제가 프랑스로 유학의 길을 이끌어주신 분이기도 합니다. 

음악적인 부분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존경했던 다비드 오히스트라(David Oïstrakh)가 있고요, 요즘에는 아르튀르 그뤼미오(Arthur Grumiaux)의 담백하고 수수한 음악이 언제부터인가 제 마음 결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 다시 태어난다면 어떤 직업을 갖고 싶으신지

 

사실 제가 몇 년 전에 또 다른 제 인생에 대해서 고민을 했었어요. 은퇴 이후라도 제가 잘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다른 것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고민해봐도 바이올린만큼 잘 할 수 있는게 없더군요. 때문에 저는 다시 태어난다해도 또 다시 바이올린을 잡을 것 같습니다.(웃음)

바이올린을 시작한지가 50년이 지났는데, 그 동안에 시행착오 같은 것들 때문에 아쉬운 부분들이 많습니다. 다시 시작 할 수 있다면,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 할 수 있는 부분들은 기존과는 다르게 다가 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과 욕망이 조금 있답니다. 

 

▶ 바이올린이라는 악기의 매력은 무엇인지.

 

바이올린의 매력은 역시 열정적인 사운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첼로는 감성적인 사운드, 비올라는 바이올린이나 첼로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저음과 고음을 융화시켜 줄 수 있는 연결고리 같은 역할이라고 할 수 있죠. 다시 말해 바이올린과 첼로의 조화를 이루어 줄 수 있는 매개체 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 유니송 음악감독으로 참여하고 계신데,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합류하셨나요? 

 

유니송은 1997년에 바이올리니스트 이상희를 주축으로한 파리 CNSM 출신들이 모여 음악협회로 창단되었죠. CNSM 출신으로 한정하다보니 멤버도 한정적이었고 보다 다양한 장르와 음악을 소화하기 어려웠습니다. 

프랑스 유학파 출신인 저도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을 주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2010년부터 음악감독으로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 할 수 있도록 프랑스 국립음악원 출신들로 범위를 넓히자고 제안을 했고, 덕분에 좋은 멤버들을 대거 영입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유니송 앙상블이 제대로 된 조직을 갖추고 매년 예술의 전당에서 정기 연주회를, 파리에서 초청 연주회를 해오고 있습니다.

 

▶ 이번 파리 연주에서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다면...

 

저희가 매년 파리에 올 때마다 창작곡에 한국 전통 악기를 넣어 그 악기들을 소개해주는 프로그램을 진행 하고 있어요. 

올해는 대금을 포함시켰어요. 특히 이곳 프랑스인들에게는 흥미로운 연주가 될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요.

 

▶ 프랑스에서 유학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조언의 한 말씀

 

목적의식을 조금 더 크게 갖고 거기에 대한 준비를 조금만 더 서두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일반화 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럽 쪽으로 오시는 대부분의 유학생들을 약간 루즈한 편이죠. 생각은 조금 더 여유롭게하시되 행동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하신다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 이루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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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상블 유니송, 파리-서울 초청 콘서트

 

앙상블 유니송이 올 여름에도 파리에서 연주회를 갖는다. 

7월 7일(일) 오후 4시 Eglise ST. Merry에서, 7월 9일(화) 오후 12시 Auditorium du Conservatoire de Colombe에서 연주회가 예정되어 있다. (무료공연)

프랑스 공연 이후에는 7월 17일(수) 저녁 8시 서울 예술의 전당 IBK홀에서 정기 연주회를 열 예정이다.

 

7월 7일(일) 16시 

장소 : Eglise ST. Merry

76 Rue de la Verrerie, 75004 Paris

7월 9일(화) 12시 

장소 : Auditorium du Conservatoire de Colombe

25 Rue de la Reine Henriette, 92700 Colombes

 

7월 17일(수) 20시 

장소 : 서울 예술의 전당 IBK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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