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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치볼드 상’의 ‘패킹룸 상’ 수상작으로 작가 제이미 프레이즈(Jamie Preisz)가 출품한 ‘지미 반스(Jimmy Barnes)의 초상화’(사진)가 선정됐다. 록 밴드이기보다는 마치 복싱 선수를 연상케 하는 강한 이미지가 심사위원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rt Gallery of NSW’서 후보작 전시, 올해 신진작가 대거 출품

 

올해 아치볼드(The Archibald Prize) 우승작 발표 직전에 공개되는 ‘패킹룸 상’(The Packing Room Prize) 수상작으로 작가 제이미 프레이즈(Jamie Preisz)씨의 ‘지미 반스(Jimmy Barnes)의 초상화’가 선정됐다.

‘아치볼드’ 시상은 호주 저널리스트이자 매거진 ‘The Bulletin’의 편집인이었던 JF 아치볼드(J. F. Archibald)가 국내 초상화 작가를 양성하고 빼어난 예술인을 발굴한다는 취지로 지난 1921년 시작한 미술상 시상식으로, 매년 ‘Art Gallery of NSW’가 주관해 호주 유명인들의 초상화를 그린 작품 가운데 수상작을 가려낸다.

아치볼드 수상작 발표와 함께 ‘Art Gallery of NSW’는 올해 아치볼드 상 최종 후보에 오른 58개 작품의 전시회도 마련한다.

우승작과 별도로 선정하는 ‘패킹룸 상’은 누구나 알만한 인물을 일반인의 관점에서 가장 잘 표현한 작품에 주어지는 상으로, 1991년 처음 시작된 이래 가장 큰 대중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치볼드’를 주관하는 관계자 중 하나인 앤 라이언(Anne Ryan) 큐레이터는 ABC 방송 시사 프로그램인 ‘7.30’에 출연해 “(패킹룸 상은) 갤러리 방문객들이 가장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패킹룸’ 수상자인 프레이즈 작가는 작품의 모델이 된 지미 반스에 대해 “그는 단순한 록 뮤지션이 아니라 호주 문화의 한 조각이며 상징”이라고 설명하면서 “지미가 쓴 책을 읽은 것이 그의 초상화를 그리게 된 동기”라고 전했다.

그의 초상화에는 록 뮤지션으로서의 지미 반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작품 속 반스는 두 손에 흰 붕대를 감고 오른 팔을 들어 올린 채 비장한 표정을 지은 채 앉아 있는 모습으로, 마치 금방이라도 복싱 링(boxing ring)으로 올라갈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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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킹룸 상’ 수상자로 선정된 작가 제이미 프레이즈(Jamie Preisz. 왼쪽)가 이번 ‘패킹룸 상’ 수상작인 ‘지미 반스의 초상화’ 앞에서 작품의 모델이 된 지미 반스((Jimmy Barnes. 오른쪽)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프레이즈 작가는 “권투선수였던 지미의 아버지가 모든 것을 걸고 싸워야만 했던 치열한 그의 가족사를 알게 된 후 감동을 받아 이를 작품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작가는 이 작품을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동생 벨라(Bella)에게 바친다”고 했다.

‘패킹룸 상’ 수상작 선정에는 아치볼드 헤드 패커(head packer)와 ‘Art Gallery of NSW’ 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하지만, 헤드 패커의 투표가 마지막 결정에서 52%의 비중을 차지해 헤드 패커의 개인적인 취향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프레이즈의 작품을 선택한 갤러리의 신임 헤드 패커 브레트 쿠스버트슨(Brett Cuthbertson) 씨는 선정 작품을 발표하며 “접수된 초상화들 중 유일하게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다”면서 “최종 결정일 전까지 일주일 동안 이 작품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고 확고한 선정 이유를 전했다.

이번 작품의 모델이 된 반스도 작품에 대해 “내 과거와 미래를 완벽하게 요약했다”며 감사와 기쁨을 표했다. 노동자 계급 가정 출신인 반스는 매일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싸워야 했던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을 회상하며, “아버지는 복싱 챔피언으로 싸움에 출전하기 전 매번 손에 붕대를 감곤 했다.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었지만, 절대 낙심해하거나 포기하지 않았고 계속해 싸웠다. 나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패킹룸 상’ 수상자에게는 상금으로 1,500달러가 주어진다. 그러나 절대 우승작이 될 수 없다는 이유로 작가들 사이에서는 ‘독배의 입맞춤’(kiss of death)로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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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샐리 로스(Sally Ross)의 ‘윌과 가레트 헉슬레이(Will and Garrett Huxley)의 초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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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로이드 그린스미스(Andrew Lloyd Grensmith)의 ‘수잔 칼랜드 박사(Dr. Susan Carland PhD)의 초상화’.

 

신규작가들 활약 두드러져,

남녀 작가 평등현상 특징

 

올해 최종 후보에 오른 57개의 작품들 가운데는 매년 꾸준히 출품하는 작가들뿐만 아니라, ‘아치볼드 상’ 역사상 가장 많은 22개의 신규 작가 작품이 포함돼 역량 있는 새내기 작가들을 다수 발굴해냈다는 평이다.

더불어 남녀 수상자의 비율이 거의 비슷하다는 것도 특징으로 꼽히고 있다. 올해는 전체 58개 최종 후보작 가운데 27개가 여성작가들의 작품으로, 약 47%에 달했다. 2016년부터 ‘아치볼드 상’ 우승 후보 작가 선정 과정에는 성차별을 방지하기 위한 감시가 실시되었으며, 이것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도 있다.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최종 후보작에 선정되어온 작가들 중에는 올해까지 20번째 후보작에 오른 남부 호주(SA) 작가 로버트 하나포드(Robert Hannaford)씨가 있다. 그는 과거 대중들의 투표로 선정되는 ‘피플스 초이스’(People's Choice) 상을 세 번이나 수상한 작가이기도 하다. 그의 딸 채링(Tsering)도 가족의 전통을 이어받아 올해까지 4년 째 우승 후보작에 오르기도 했다.

시드니 출신 작가인 니콜라스 하딩(Nicholas Hardin)씨도 올해 18번째로 ‘아치볼드 상’ 최종 후보에 선정된 작가다. 그는 암 투병 중이던 당시 자신의 모습을 그린 초상화로 지속적으로 최종 후보작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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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단 리차드슨(Jordan Richardson)의 데이비드 웬햄(David Wenham)의 초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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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본 이스트(Yvonne East)의 ‘수잔 키에펠(Susan Kiefel) 대법관의 초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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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미들스튼(Anne Middleston)의 ‘가이 피어스(Guy Pearce)의 초상화’.

 

과거 최종 후보에 올랐던 또 다른 올해 최종 후보작 중에는 유안 맥레오드(Euan MacLeod), 델 케스린 바르톤(Del Kathryn Barton), 마커스 윌스(Marcus Wills), 가이 마에스트리(Guy Maestri)씨도 포함되어 있다.

초상화의 모델이 된 인물들 중에는 고등법원의 수잔 키에펠(Susan Kiefel) 대법관, 학자이자 작가인 수잔 칼랜드(Susan Carland) 박사, 배우 데이빗 웬엄(David Wenham),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Gladys Berejiklian) NSW 주 총리가 있다. 올해 애완동물을 주제로 한 작품은 겨우 두 작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57개의 최종 후보작 가운데 올해 ‘아치볼드 상’의 우승작품은 오늘(11일) 발표되며 수상자에게는 상금 10만 달러가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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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얄탕키(Tiger Yaltangki)의 셀프 초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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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린(Mathew Lynn)의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Gladys Berejiklian) NSW 주 총리의 초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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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에서링톤(Marc Etherington)의 ‘나와 그레니’(Me and Gra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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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니 헤이다(Amani Haydar)의 셀프 초상화.

 

▲ 역대 ‘아치볼드 상’ 우승 작가 관련 통계

-성별 우승 작가의 수 : 여성 11명, 남성 83명

-성별 우승작 모델의 수 : 여성 15명, 남성 79명

-인종별 우승 작가의 수 : 백인 94명, 기타 0명

-인종별 우승작 모델 수 : 백인 9명, 호주 원주민 3명

-지역별 우승 작가 수 : NSW 43명, VIC 36명, QLD 6명, SA 6명, TAS 2명, ACT 1명, NT 0명, WA 0명

Source: Art Gallery of New South Wales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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